제 23대 외무부 장관을 지낸 이상옥(89)전 외무부 장관이 지난 5일 별세했다. 사진은 1992년 8월24일 이상옥 당시 외무부 장관(왼쪽)과 첸지천 중국 외교부장이 '한중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체결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중 교류의 서막을 연 이상옥 전 외무부 장관이 지난 5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이 전 장관은 1957년 외무부(외교부 전신)에 입부했다. 이 전 장관은 미주국장, 제1차관보, 주싱가포르·제네바 한국대표부 대사, 차관을 거쳐 1990년 12월부터 1993년 2월까지 제23대 외무부 장관을 지냈다.


이 전 장관은 1991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관련 회의와 1992년 4월 베이징에서 열린 유엔 아태경제사회위원회(ESCAP) 관련 회의에서 첸지천 중국 외교부장에게 한·중 수교 의사를 전달했다.

이후 1992년 8월24일 이 전 장관과 첸 부장은 '한중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체결했다. 이 공동 성명으로 한국과 중국은 본격적인 국교를 시작하며 외교관계에 변환점이 찾아왔다. 한국전쟁 후 40년 동안 이어진 냉전 관계를 청산하고 평화공존의 길로 들어선 셈이다.

외교부가 지난해 일반에 공개한 외교문서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1991년 남북 유엔 동시 가입을 위해 전방위 여론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은 당시 예고르 로가초프 소련 외무차관과의 면담에서 "소련이 북한에 대해 외교정책 일반은 물론 특히 유엔 문제에 대해서도 현실 감각을 가질 수 있도록 설득해주기 바란다"며 북한과 중국을 설득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 후에는 유엔한국협회 회장, 한중우호협회 고문 등을 지냈다.


이 전 장관의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7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