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과 함께한 김이슬 작가/사진제공=제이엔스튜디오

한국화를 그리는 김이슬 작가는 독특한 화풍과 색감으로 명성이 높다. 한국화 부문에서 여러 상을 휩쓸며 혜성처럼 등장한 김 작가는 현재 가장 주목받는 화가다.

김 작가 그림은 한 번 보면 잊기 어렵다. 직접 본 풍경이나 사물을 바탕으로 자신의 주관과 해석을 담아낸다. 남과 다르게, 독특함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선다.


그의 그림은 친절함이 밑바탕에 깔린다.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업한 작품들은 마치 인포그래픽 같은 느낌마저 든다. 그림의 대상을 다양한 각도로 연구하며 가장 이상적인 시각을 찾아 작품으로 만든다. 그림은 이해하기 쉬운데 결코 평범하지 않다.

넘치는 '끼', 독보적 화풍에 고스란히

김이슬 작가는 결혼식부터 파격이었다. 성당에서 진행된 결혼식은 엄숙함과 함께 흥겨운 파티로 꾸며졌다. 2016년 김 작가의 결혼식과 프랑스에서의 신혼여행은 한 방송국의 다큐멘터리 소재가 될 정도였다.

김 작가의 '넘치는 끼'는 집안 내력이라고 한다. 동양화가면서 주관이 뚜렷한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남동생은 수많은 곡을 빌보드 차트에 올려 놓은 유명 프로듀서다. 남편도 다양한 재주를 지닌 사진작가이자 디자인회사 경영자다.

그는 "원래 미술을 좋아했는데 아버지의 활동을 보며 화가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됐고 평생 직업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고등학교 2학년 때 본격적으로 뛰어든 뒤부터는 오로지 그림에만 몰두했다"고 설명했다. "처음 학원에 갔을 때 6개월 동안 말 한마디를 하지 않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콜마르에서 작품활동 중인 김이슬 작가 /사진제공=제이엔스튜디오

동양화를 전공한 이유도 분명했다. 자신의 개성을 살릴 수 있으면서도 사용하는 여러 재료에 대한 매력 때문이다. 김 작가는 "동양화에선 필수인 먹을 다루는 게 너무 잘 맞았고 향기마저 좋았다"며 "조색할 때도 조개껍데기나 천연 재료를 빻아서 만드는 것들도 과정이 잘 맞았다"고 돌아봤다.


한국화임에도 서양화 같은 색감을 표현한 점, 작품의 독특한 시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어렸을 때부터 세계의 다양한 곳을 여행하며 받은 깊은 인상과 충격들이 색감과 관점으로 묻어났다는 것. 그는 대표적으로 그리스 산토리니와 프랑스 콜마르를 꼽았고 한국의 여러 장소에 숨어있는 성당을 찾아다닌 경험도 소개했다.

그는 "같은 장소여도 시간대에 따라 전혀 다른 색감을 보여주는데 그런 포인트를 잘 표현하려 한다"며 "작품을 보는 이가 의아함을 느끼게 되는 점이면서 김이슬만의 색깔로 입혀지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시선도 보통은 정면만 보게 되지만 하늘에서 바라보거나 측면의 숨은 특징까지 담는 다시점이 특이한 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작가는 독특한 화풍 외 '다작'(多作)으로도 유명하다. 작품활동에 한 번 몰입하면 끝을 보는 성격 탓이다. 나름의 노하우도 더해지면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여러 작품을 동시에 작업하기도 한다"며 "스케줄에 맞춰 10~20개 작품의 밑작업을 한꺼번에 한 뒤 안정화를 거쳐 색을 입혀 마무리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느낌이 왔을 때 작업을 몰아서 하면 3~4개월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작품 완성 시간은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중요한 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자신만의 '색'을 찾아라

스튜디오에서 작업 중인 김이슬 작가 /사진제공=제이엔스튜디오

김 작가는 "사람들이 자신의 그림을 보며 따스함과 편안함을 느끼고 그림 속 장소에 대한 호기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림을 보는 이가 자신이 작품활동을 할 때 느낀 감정을 함께 공감한다면 그보다 더한 행복이 없다는 게 김 작가의 설명이다.

최근엔 그동안 그림을 그리며 생각한 것들을 정리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에세이북과 컬러링북이 대표적이다. 해당 작품 속 대상에 대한 설명과 느낌을 책에 담아내는 게 목표라고 한다.

인생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작가로서 나만의 개성을 찾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다양한 경험이 도움이 된다"며 "끊임없이 생각하고 도전하면서 많이 경험하며 공부해서 내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