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CES 2023'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의 ‘레디 케어’ 솔루션을 체험하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장사업이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탈바꿈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둔화 여파로 반도체와 가전사업 등 기존 주력사업의 실적이 급감한 가운데 전장사업이 새로운 수익성 창구로 거듭나는 모양새다. 미래를 내다본 두 회사의 발 빠른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하만은 지난해 4분기 매출 3조2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된다.


하만은 이미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5100억원으로 전년동기(3700억원)보다 37.8% 늘어난 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하만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매출 12조5000억원, 영업이익 7300억원으로 삼성전자에 인수된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두게 된다.

미래 모빌리티 전환으로 커넥티드카 기술과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고객사 주문 물량이 늘고 소비자 오디오 판매도 증가하며 하만의 실적이 상승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2016년 11월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보안, OTA 솔루션 등에 강점을 가진 하만을 인수함으로써 전장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인수 이후 실적은 좋지 않았다. 첫해 영업이익은 574억원으로 인수 직전 영업이익 6800억원 대비 급감했다. 이듬해 영업이익은 1617억원으로 반등하고 2019년엔 3223억원으로 상승세를 타는듯 했으나 2020년엔 55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2021년 6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엔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수익성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LG전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디지털 콕핏 콘셉트 사진. / 사진=LG전자

LG전자의 전장사업도 빛을 발하고 있다. LG전자가 이달 초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91.2% 내려앉은 655억원이다. 주력인 가전·TV 사업에서 수익성이 대폭 줄어들며 전체적인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수백억원의 흑자를 내며 선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VS사업본부도 지난해 2분기 9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3분기에도 961억원의 흑자를 냈다. 4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며 지난해 연간을 기준으로도 LG전자 전장 사업은 영업이익 1500억원으로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는 2013년 5월 자동차부품 설계 엔지니어링 회사 V-ENS 인수해 전장사업을 시작한 이후 2015년 4분기 50억원의 깜짝 이익을 낸 것을 제외하면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2020년까지만 해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지속되면서 완성차 업체가 차량 생산에 차질을 빚었고 이로 인해 LG전자의 전장사업도 타격을 받아 적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속적인 원가 구조 개선과 미래차 시장 개화에 따른 수요 증가로 수익성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망은 더 좋다. 지난해 말 기준 LG전자의 전장 사업 수주잔고가 80조원 이상으로 파악되기 때문.

업계에서는 앞으로 전장사업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양사의 확실한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한다. 미래차 시장의 성장에 따라 전장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전 세계 전장사업 시장 규모가 2024년에 4000억달러로 성장하고 2028년에 7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