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성장세에 밀려 한국산 배터리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9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EV·PHEV·HEV) 배터리 총 사용량은 1년 전보다 71.8% 증가한 517.9GWh(기가와트시)로 집계됐다.
중국 제조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중국 CATL의 사용량은 전년대비 92.5% 증가한 191.6GWh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33.0%에서 37.0%로 4.0%포인트 오르며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급성장한 BYD도 사용량이 167.1%나 급증한 70.4GWh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전년 8.7%에서 13.6%로 크게 증가해 일본 파나소닉(7.3%)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CALB와 궈쉬안도 배터리 사용량이 1년 새 각각 151.6%, 112.2% 급증했다. 신왕다는 253.2% 폭증했다.
한국 배터리 3사도 전년보다 사용량이 증가했지만 중국의 성장세엔 미치지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뱉리 사용량은 59.4GWh에서 70.4GWh로 18.5%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점유율은 19.7%에서 13.6%로 급감했다. 2위를 지켰지만 BYD의 성장세가 매세워 자리 수성이 위태롭다.
SK온은 사용량이 61.1% 늘어난 27.8GWh, 삼성SDI는 68.5% 늘어난 24.3GWh를 기록하며 점유율 5, 6위를 지켰다. 한국 3사의 배터리 점유율 합계는 23.7%로 전년(30.2%) 대비 6.5%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업계는 올해부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본격화되면 국내 배터리 3사가 수혜를 보고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중국산 배터리를 쓴 전기차는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북미에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혜택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IRA 수혜 규모는 최대 4조원"이라며 "세금 혜택을 받을 수도 있고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옵션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