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은옥 기자

국내 금융지주가 지난해 금리인상 기조에 15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뒀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39조원에 달한다.

'이자장사' 비난을 의식한 금융지주는 예년보다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책을 제시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역대급 실적에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라는 정부와 주주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역대 최대인 15조8506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이 전년 대비 15.5% 늘어난 4조642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3년 만에 KB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실적은 ▲KB금융 4조4133억원 ▲하나금융 3조6257억원▲우리금융 3조1693억원 순이다.

이자이익 39조원, 예대금리차 0.34% 확대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에 4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39조원을 넘어섰다. ▲KB금융 11조3814억원 ▲신한금융 10조6757억원 ▲하나금융 8조9198억원 ▲우리금융 8조6966억원이다.

4대 금융지주 모두 핵심 계열사인 은행이 실적 상승세를 견인했다. 은행이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로 벌어들인 이자이익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4대 은행의 이자이익은 약 32조원으로 ▲국민은행 9조2910억원 ▲신한은행 8조4775억원 ▲하나은행 7조6087억원 ▲우리은행 7조4177억원 순이다.

한은은 지난해 1월 1.25%의 기준금리를 4월(1.50%), 7월(2.25%), 8월 (2.50%), 10월(3%), 11월(3.25%)로 올렸고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는 연 4%대에서 연 8%대로 껑충 뛰었다.

은행권의 예대금리차는 확대되는 추세다. 한은이 집계하는 은행 잔액 기준 평균 대출금리와 수신금리 차이는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2021년 12월 2.21% 포인트에서 지난해 12월 2.55%포인트로 0.34% 포인트 확대됐다.

'27% 배당' 주주환원정책 확대, 자사주 소각·분기배당 검토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금융지주는 배당성향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놨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지난달 상장 금융지주에 공개 주주 서한을 발송하는 등 주주 환원 강화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KB금융 이사회는 올해도 분기 배당을 정례화하고 배당성향 26%와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합해 총주주환원율을 33%로 높이기로 했다. 전년 대비 7%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신한금융 이사회도 지난해 결산 배당금을 865원(연간 2065원·배당성향 23.5%)으로 정하고 자사주 1500억원어치를 매입·소각해 총주주환원율을 30%로 맞추기로 했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기말 배당을 2550원으로 결의했다. 이미 지급한 중간배당 800원을 포함한 총현금배당은 전년 대비 250원 증가한 3350원이다.

또 하나금융은 연내 자사주 1500억원어치를 매입·소각해 총주주환원율을 전년 대비 1%포인트 증가한 27%로 상향 조정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총주주환원율을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리금융도 주당 1130원(중간배당 150원 포함)의 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하고 총주주환원율을 30%로 상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4대 금융지주가 잇따라 배당 확대정책을 밝히면서 대표 배당주로 꼽히는 금융주가 살아날지 관심이다. 지난 9일 종가기준 금융 대장주인 KB금융은 5만4200원으로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2일 4만7600원 보다 6600원(12.1%) 올랐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는 5700원(14.2%), 하나금융지주는 7050원(14.7%), 우리금융지주는 1180원(9.4%) 올랐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도 "감독당국의 스탠스와 얼라인의 주주환원 캠페인 등을 감안하면 올해 배당성향이 예년대비 상당폭 상승할 여지는 있다고 판단한다"면서도 "특별대손준비금 제도 등이 도입될 경우 당장 주당배당금이 크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