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안 여자화장실에 숨어 여학생들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연세대 전 의대생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돼 풀려났다.
1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2부(부장판사 최은주)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성적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모씨(남·22)에게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을 이수할 것과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시설에 3년 동안 취업을 제한할 것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재학 중인 대학의 여자화장실에 침입해 용변보는 피해자들에게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줬다"며 "불법 촬영은 누구든 자신도 모르는 사이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극도의 불안감을 주는 반사회적 범죄이기에 엄벌의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정씨가 형사 처벌 전력이 없고 피해자 1명과 합의한 점, 불법 촬영물을 외부로 유출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정씨는 지난해 6∼7월 총 4차례에 걸쳐 연세대 의대 여자화장실에 숨어 들어가 휴대폰으로 옆 칸 여학생을 32회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학교에서 제적됐다. 1심 재판부는 "같은 학교를 다니는 피해자가 배신감과 성적 수치심·정신적 충격 등을 받아 쉽게 회복되기 어렵게 보인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