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의 횡포에 결국 일을 그만둔다는 유치원 교사가 그동안 겪은 일을 온라인상에 폭로하자 누리꾼이 함께 분노했다.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치원 교사, 학부모에 질려서 그만둡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세상 참 별일 많죠. 유치원에서 일어나는 상상 못할 별일도 많다"라고 운을 뗐다.
A씨는 "맹장 수술하느라 자리를 비웠을 때 진료기록을 보내라고 요구하는 학부모가 있었을 때도 잘 버텼다"라며 "'아이가 집에서 선생님만 찾으니 (아이와) 너무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말라'며 부부싸움 후 술 먹고 새벽에 연락하는 학부모가 있어도 괜찮았다"고 밝혔다. 도를 넘는 학부모들의 요구사항까지도 아이를 향한 부모의 사랑이라 여긴 A씨는 씩 웃는 아이들의 모습에 힘을 얻으며 일을 계속했다.
그런데 A씨는 "이제는 다 싫어졌다"며 "얼마 전 힘겹게 가진 7개월 아이를 유산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정기검진을 받으러 갔을 뿐인데 아이의 심장이 안 뛴다는 갑작스러운 비보를 들었다. 당시 A씨는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며 자책하면서도 유치원 아이들이 눈에 밟혀 수술 일주일 만에 출근했지만 학부모의 말 한마디에 무너져내렸다.
맹장 수술 기록을 요구했던 학부모가 다른 친한 학부모와 함께 아이를 데리러 왔을 때 "책임감 없이 무턱대고 임신하셨을 때도 화났는데 수술한다고 일주일이나 자리를 비우세요"라고 말한 것이다. 옆에 있던 다른 학부모는 "안타깝지만 우리 아이가 내년에도 선생님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라고 거들어 경악케 했다.
무례한 학부모들의 말을 직접 들은 A씨는 "어떻게 대답했는지도 어떻게 교실로 돌아왔는지도 모르겠다. 그 앞에서 아무것도 못 했다"며 "집에 와서 남편을 보고 나니 와르르 무너졌다. 아직 몸과 마음이 회복되지 않아 학부모 이야기를 예민하게 받아들인 건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런데 내 마음이 더 이상 못하겠다고 한다. 이전과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사랑하지 못할 것 같아서 못 하겠다. 더 좋은 선생님께 더 사랑받으며 자라났으면 한다"고 털어놨다.
학부모들을 마주할 에너지와 용기를 잃었다는 A씨는 상처받은 마음을 전하며 "유치원을 떠나며 이곳에라도 넋두리 남긴다. 이 땅의 선생님들 힘내세요. 그리고 아이들, 학부모님들도 다 행복하세요"라고 덧붙였다.
해당 글을 본 누리꾼은 "자기도 자식을 낳은 부모인데 어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 "푹 쉬고 몸조리 잘하셔서 다시 예쁜 천사가 찾아오길" "악마도 울고 가겠다. 나도 학부모지만 저건 인간 이하임" "글만 읽은 내 속이 부글부글 끓고 소리 지르고 싶다. 꼭 천벌 받을 거다" "본인 잘못은 하나도 없으니 자책하지 마라" 등 댓글을 달며 A씨를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