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와 소액주주연합회 간 갈등 봉합은 안 되는 걸까. 이들의 싸움이 치열할수록 일반 주주들만 속을 끓이고 있다.
17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헬릭스미스와 소액주주연합회 간 경영권 분쟁으로 헬릭스미스 본연의 목표인 신약 개발이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헬릭스미스는 지난해 12월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유전자 치료제 후보 물질 엔젠시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미국 임상 3-2상에 대해 추가 중간분석 실시를 권고받았다고 밝혔는데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FDA가 권고한 사항인 만큼 이를 생략하고 품목허가 신청 절차를 진행하기 쉽지는 않다. 결국 추가 중간분석을 해야 하는 셈인데 추가 중간분석 실시 결정조차 미뤄지고 있어 임상시험 완료 시점도 기약이 없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시선에 대해 엔젠시스 임상시험 지연을 소액주주연합회 책임으로 몰기 위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지난달 31일 유승신 헬릭스미스 단독대표로 전환되기 이전에는 김선영·유승신 각자대표 체제였던 만큼 김 전 대표가 임상시험에 전념할 환경은 충분했는데 그동안 무엇을 했냐는 것이다.
하지만 헬릭스미스와 소액주주연합회 간 갈등으로 속타는 것은 이들에 대해 중립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일반 주주들이다. 헬릭스미스와 주주간 갈등은 시장에 헬릭스미스를 문제있는 기업으로 각인시켜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일부 주주는 '요즘 약에 대한 이야기가 없고 너무 주총에만 매몰된 것 같다' '둘다 나름 합리적인 명분과 논리로 치장했다고는 하지만 자가당착, 자가모순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도 있다' '선량한 소액주주의 피해가 너무도 안타깝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15일 소액주주연합회 추천으로 선임된 사내이사 3명 모두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회사가 사내이사를 고발하는 흔치않은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해당 사내이사들이 최근 이사회 개최를 앞두고 이사회 구성원 및 공시업무 담당자 등 소수만 접근할 수 있는 이사회 자료를 공시하기 이전에 특정 주주에게 고의적으로 유출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등기이사에게만 제공되는 대외비 자료를 외부에 직간접적으로 제공한 사실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헬릭스미스의 한 관계자는 "일부 주주들만 참여한 대화방에 해당 자료가 찍힌 사진들이 공유된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사내이사들의 출퇴근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이후 주주가 추천한 사내이사 3명이 유출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법 제174조(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는 상장법인의 임직원·대리인으로서 그 직무와 관련해 미공개 중요정보를 알게 된 자 등은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부정보를 공개되기 전에 주식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여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최근 공시사항이 포함된 이사회를 하루 앞두고 전일 대비 종가가 약 10%가량 급등하는 등 유출된 내부 정보가 일부 투자자의 주식거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액주주연합회 측은 이에 대해 헬릭스미스가 소액주주연합회 추천 사내이사의 활동을 위축시키려고 고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액주주연합회 관계자는 "헬릭스미스가 피해 주주를 고소하는 게 일상이 돼놓으니 이젠 회사 이사를 미공개 정보로 시세 차익을 노린 잡범으로 취급해 고소한다"며 "도대체 회사에서 시세 차익을 노릴 호재가 뭐가 있었냐"고 반문했다.
유승신 헬릭스미스 대표이사는 "등기이사가 공시사항과 같이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외부에 사전에 유출한 것은 있어서는 안되는 심각한 사안이다"며 "내부정보 유출뿐 아니라 최근 특정 주주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된 특정 주주의 회사 경영 참여 선언과 같이 당사 경영권에 적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서도 앞으로 강경하게 법적 대응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