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이 주축인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닥사)가 위믹스 재상장에도 반응이 없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작년 6월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 출범식에 참석한 이재원 빗썸 대표(왼쪽부터), 차명훈 코인원 대표, 이준행 전 고팍스 대표, 김재홍 코빗 최고전략책임자(대표 대행), 이석우 업비트(두나무) 대표. /사진=닥사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이 주축인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닥사)가 조용하다. 핵심 멤버였던 코인원의 위메이드 암호화폐 '위믹스' 단독 상장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이를 두고 사실상 코인 시장의 자율규제권을 가져가려던 닥사가 시장 불황에 전략을 수정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지난해까지 단일 대오를 강조하던 닥사의 태도 변화에 의문이 남는다.

코인원은 지난 16일 "위믹스는 유의종목지정사유에 해당되었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보완조치를 실행했다"며 "해당 조치에 대한 자료를 모아 코인원에 거래지원심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닥사는 지난해 11월24일 위믹스의 거래지원을 종료(상장폐지)한다고 결정했다. 이후 위메이드는 법원에 상장폐지 결정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은 닥사의 손을 들어줬다.

위믹스는 지난해 12월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서 자취를 감췄고 위믹스와 위메이드 그룹주는 일제히 급락했다.

그럼에도 위메이드는 해외 거래소나 국내 거래소 상장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고 그 결과 국내 주요 원화마켓 중 하나인 코인원에서 다시 길을 열었다.



반면 위믹스가 상장폐지 2달 만에 빠르게 복귀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준 공적기구 역할을 하던 닥사는 존재감을 상실했다. 닥사는 특히 지난해 상장폐지 결정을 두고 "각 회원사의 만장일치로 결정된 결론"이라고 밝히며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코인원의 위믹스 단독 상장 국면에선 닥사는 코인원과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과정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면서 '유명무실'해졌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위믹스 상폐 당시에도 코인 상장·폐지 등과 관련된 규정이 각기 다른 거래소들이 만장일치로 이를 결정한 것이 의아스럽다는 얘기가 많았다. 가상자산 업계 1위 업비트의 입장을 타 거래소들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만장일치 외치던 닥사, 조용한 이유

사진은 강남에 위치한 업비트 사옥. /사진=뉴스1


닥사가 이렇듯 조용한 기조를 유지하는 이유는 담합 관련 논란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위메이드는 현재 거래소들을 상대로 낸 위믹스 거래지원 중단 관련 소송은 취소했지만 상장폐지 담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는 유지하고 있다.

닥사가 이번 코인원의 재상장 결정과 관련해 특별한 움직임을 보인다면 공정위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정위 제소는 친고죄가 아니라서 위메이드가 이를 취하해도 계속 진행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일 '토큰 증권 가이드라인'을 발표로 위기감을 느낀 거래소들이 자율규제로 상장 관련 권한을 갖기보다는 각자 살길을 찾는 데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토큰 증권에 해당한다고 판명되면 더 이상 거래소에서는 사고 팔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해당 토큰의 증권 여부는 이해관계인들이 자율적으로 점검해야 하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관련 논의가 이제 시작되는 단계인 만큼 속단하기는 이르다.

위믹스가 상장폐지 여파에도 200원까지 떨어졌던 가격이 1300원대를 기록하며 시장에서 살아남았던 점도 한몫했다. 코인 시장이 어려운 가운데 이러한 경쟁력을 입증하며 국내 '메이저 코인'으로서 위상을 다시금 재확인했다.

여전히 수익원 98%가 거래소 수수료인 가상자산 거래소에게 위믹스는 매력적인 고객이다. 사업적 논리로 위믹스를 받아들였다는 얘기다. 코인원이 재상장 이유로 위믹스 '유통량 문제 해소'라고 했지만 이미 지난해 말 해소된 부분이 많아 이번 결정은 실리를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닥사 안에서도 각자도생의 기류가 흐르는 것 같다"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국내 거래량이 상당한 위믹스를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