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하림의 핵심 엔진 된 팬오션… 지주 매출 절반 차지
②롤러코스터 업황에… 팬오션, 리스크 관리 가능할까
③팬오션 최대주주 하림, ESG경영 강화
①하림의 핵심 엔진 된 팬오션… 지주 매출 절반 차지
②롤러코스터 업황에… 팬오션, 리스크 관리 가능할까
③팬오션 최대주주 하림, ESG경영 강화
팬오션은 지난해 좋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투자업계 반응은 미지근하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이 같은 기조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팬오션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6조4203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8% 는 7896억원이다. 실적만 보면 양호한 편이지만 팬오션이 하림USA를 지원한 점 등은 리스크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팬오션은 2021년 초 하림USA의 지분 22%를 308억원에 샀는데 지난해 9월 기준 지분가치는 187억원으로 156억원 손해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6일 팬오션은 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호반건설로부터 한진칼 주식 333만8090주를 취득했다. 1258억원 규모의 한진칼 지분 5%를 매수한 것인데 자기자본 대비 3.5% 수준이다.
해운업계 역대급 호황에도 팬오션은 '잠잠'
지난해 해운업계는 역대급 호황을 누렸으나 팬오션에 대한 평가는 미온적이다. 하림 지원과 운임지수 하락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지난해 매출 18조5868억원, 영업이익 9조9455억원을 기록한 국내 대표 해운사 HMM은 실적을 바탕으로 친환경 선박 9척(메탄올 추진)을 발주하는 등 미래 준비에 한창이다.
하지만 팬오션은 곡물사업 경쟁력 강화에만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월10일 팬오션은 싱가포르 자회사에 벌크선 1척을 양도했다. 이를 두고 현물출자에 따른 유형자산 감소와 자회사 유상증자에 따른 주식 증가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건화물(드라이벌크) 사업이 주력인 팬오션은 최근 세계적인 에너지기업과 장기계약을 통해 글로벌 LNG운송시장에 진출하는 등 해운 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올 1분기 업황 부진이 예상되는 팬오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중국 '리오프닝' 기대에도 동계 철강 수요 부진, 브라질 우기 및 호주 사이클론 시즌 등 계절적 요인에다 유럽 이상기온으로 석탄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줄고 공급망 교란 현상이 사라지면서 선박 공급 증가율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본 것이다. KB증권은 2023년 벌크선 운임 기준인 발틱운임지수(BDI)가 지난해보다 30.6% 급락한 1341포인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팬오션은 벌크선 비중이 높아 BDI에 의해 실적이 좌우된다. 팬오션 매출구조는 벌크선 71%, 곡물유통 11%, 컨테이너 8%, 특수선/LNG 5% 등으로 구성된다. 벌크선 사업은 철광석, 석탄, 곡물, 비료, 원목 등의 벌크 화물을 운송하는 것으로 매출액 비중은 벌크선 서비스가 80%, 컨테이너선 서비스가 15%를 차지한다. 이 같은 구조는 하림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성장 잠재력이 낮다는 평가도 나온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BDI는 2021년 10월 5000포인트를 넘기도 했지만 지난해 1500포인트 선으로 떨어졌고 올해 1000포인트 아래에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연초 1250포인트로 시작했다가 1월 900선이 무너지고 2월13일엔 616포인트까지 떨어졌다.
팬오션은 지난해 물동량은 변화 없었지만 매출액은 널뛰었다. 실적이 좋았던 것은 운임지수 덕분인데 반대로 올해 운임 하락은 실적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벌크선은 특히 중국의 경기 부진에 따른 철광석 등 물동량 감소가 운임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된다.
컨테이너 운임은 공급 과잉으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2월10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95.16으로 2020년 6월 이후 2년8개월 만에 1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글로벌 해상운임의 대표 지수로 활용되는 SCFI는 상하이거래소에서 2005년 12월부터 상하이 수출컨테이너 운송시장의 15개 항로의 스폿(spot) 운임을 반영한다.
팬오션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김홍국 하림 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 체제로 팬오션을 이끄는 안중호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다양한 외부 환경 변화와 경쟁 심화 등으로 올해 해운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공급망 병목현상 완화에 따른 해상운임 약세,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의 지속, 주요국의 자국 우선주의 심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구조적 한계 벗기 어려워
해운업계는 팬오션의 한계는 벌크선 비중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 상황에서 컨테이너와 특수선 비중을 높이는 게 성장의 필수요소라는 설명이다. 팬오션은 2020년 LNG선 장기대선계약 체결 후 2021년부터에야 LNG 벙커링 시장에 진출했다.게다가 팬오션은 지난해 9월 사업보고서 기준 7171억3200만원의 자본잉여금이 있는데 이를 배당에 활용하지 않고 한진칼에 투자한 점도 일부 주주들 사이에선 불만거리다. 배당을 늘려 주주가치를 높이는 것이 추세임에도 이해가 되지 않는 투자를 했다고 볼멘소리가 나온다.
하림지주 관계자는 "한진칼 지분취득은 단순투자로 양호한 수익을 유지 중"이라며 "팬오션은 주주환원정책 일환으로 2020년부터 배당을 확대 실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을 통해 영역을 확장하는 건 해운 카르텔을 뚫어야 하는데 이는 결코 쉽지 않다"며 "결국 강점이 있는 벌크선과 곡물 유통에 힘을 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홍국 하림 회장은 자신의 꿈인 '한국판 카길'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지만 팬오션 입장에선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