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에게 신약후보 물질 개발 속도를 내겠다는 약속을 했음에도 그동안 계획한 일정대로 진행하는 데 병목현상이 있었다. GMP센터를 통해 기존 신약후보 물질의 임상 시험을 신속히 진행할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신약후보 물질 발굴도 충실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김태규 바이젠셀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금천구에 구축해 놓은 GMP센터를 외부에 처음 공개하는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GMP센터는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GMP) 수준의 첨단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김 대표는 "IPO(기업공개)를 진행하면서 주주들에게 신약후보 물질 개발 속도를 내겠다는 약속을 하는 동시에 GMP 생산시설의 필요성을 알린 적이 있다"면서 "2021년 8월 코스닥 상장 직후 첫 번째 투자가 바로 GMP센터 건립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랜 기간 의약품 연구에 매진하면서 해외 연구소를 많이 방문했는데 우리 GMP센터의 인프라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젠셀 관계자는 2022년 4월 준공한 이후 그동안 시험생산 과정을 거치며 자사 신약후보 물질의 임상시험용 의약품 생산 준비를 해 오다 최근 제반 준비를 모두 마치고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고 귀띔했다. 바이젠셀은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업 허가도 받았다.
임상시험용 의약품 직접 생산으로 임상시험 시계 빨리 돌린다
바이젠셀은 바이티어, 바이레인저, 바이메디어 등 3개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약후보 물질 7개를 동시 개발하고 있다. 바이티어 플랫폼은 사람의 혈액에서 채취한 T세포(면역세포)를 항원특이적 살해 T세포로 분화시킨 환자 맞춤형 면역세포치료제로 개발하는 기술이다.이와 달리 모든 환자에 두루 사용할 수 있는 범용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술인 바이레인저 플랫폼과 바이메디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레인저는 감마델타 T세포를 이용해 암세포 등 비정상세포를 표적해 제거하는 범용 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술이다. 바이메디어는 골수유래 억제세포(MDSC)를 이용해 자가면역질환 또는 이식거부반응 등에 대한 범용 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플랫폼이다.
김 대표는 기존 가톨릭대학교 내에 있는 생산시설만으로는 이들 세 플랫폼 기반 신약후보 물질의 원활한 임상 시험 진행이 여의치 않다는 판단에 설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바이메디어 플랫폼 중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 후보 물질인 VM-GD의 임상 시험을 오는 3분기부터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식편대숙주질환이란 동종 조혈모세포를 이식받거나 수혈받은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이식된 T림프구가 환자의 기존 세포를 공격함으로써 면역력 약화를 초래한다.
김 대표는 "2020년 11월23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VM-GD의 임상 1/2a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는데 2년이 지나도록 임상 시험에 진입하지 못했다"며 "다른 업체를 통한 임상 시험용 의약품 생산을 추진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등으로 인해 지연됐는데 우리 GMP센터를 통해 이제야 임상 시험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GMP센터에서 향후 상업화에 성공한 신약을 직접 생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GMP센터는 바이티어 플랫폼 기반 의약품을 연간 140명분, 바이레인저 플랫폼 의약품을 110명분, 바이메디어 플랫폼 의약품을 80명분을 각각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의약품 상용화에 성공해도 초기에는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지금의 GMP센터 생산역량으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향후 신약을 출시하고 시장 상황을 본 뒤 생산시설을 더 늘릴 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맞춤형·범용 면역세포치료제에서 면역세포유전자치료제까지
GMP센터는 무정전 전원 공급장치(UPS)를 구축해 정전이 발생해도 연구실 가동이 중단되지 않게 설계된 데다 무균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연구실의 입실 공간(청정복도)과 퇴실 공간(리턴복도)을 구별해 뒀다. 세포생물학적 교차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각 연구실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 3개의 플랫폼 기반의 신약후보 물질들을 동시 개발할 수 있다고 바이젠셀 관계자는 설명했다.김 대표는 바이젠셀의 미래를 기존 면역세포치료제에서 면역세포유전자치료제로 전환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GMP센터가 밀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회사의 장기적 방향으로 면역세포유전자치료제를 생각하고 있다"면서 "GMP센터는 미래 지향적으로 면역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시설을 모두 갖췄다"고 말했다. 바이젠셀은 GMP센터에 mRNA(메신저 리보핵산) 제조실을 두고 있는데 여기서 mRNA를 직접 생산해 면역세포치료제에 결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CDMO? 우리 것만 하기에도 바쁘다"
일각에서는 GMP센터가 세포치료제와 세포유전자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라는 점에서 바이젠셀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강스템바이오텍(줄기세포 GMP센터), 메디포스트(세포치료제 GMP공장) 등이 GMP 수준의 생산시설을 보유하고서 CDMO 사업을 하고 있어서다.바이젠셀은 이러한 시선에 대해 GMP센터의 역할은 자사 신약후보 물질 생산기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희백 바이젠셀 GMP센터장(상무)는 "다른 업체에서 CDMO사업에 대한 요청은 들어오고는 있다"면서 "우리가 보유한 3가지 플랫폼 기반의 신약후보 물질 임상용 의약품 생산만으로도 현 GMP센터 가동이 빠듯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GMP센터가 CDMO 사업을 할 역량이 충분하다는 점을 밝혔다. 향후 여건에 따라서는 CDMO사업에 나설 여지를 남겼다고 볼 수도 있는 셈이다.
최 상무는 GMP센터를 소개하면서 "일부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 회사는 의약품 품질관리(QC)검사 단계 중 마이크로플라즈마 또는 외래성 바이러스 검사를 외부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이들 검사실을 운영하는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을 감수하고 자체적으로 검사할 수 있는 역량도 갖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