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김건희 여사 특검 촉구 촛불승리전환행동 집회에서 한 시민이 아들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인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 사진=뉴스1 신웅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아들 학폭 논란'으로 자진 사의를 표명한 정순신 변호사에 대해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을 취소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5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7시30분쯤 정 변호사에 대한 국수본부장 임명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전날 정 변호사를 임명한 지 하루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 변호사의 자녀 문제에 대한 진상을 보고받고 인사 명령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홍보수석은 "(정 변호사의) 임기 시작이 26일 일요일인 만큼 사표 수리를 하는 의원면직이 아닌 발령 취소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의 아들에 대한 논란은 전날 국수본부장에 임명된 직후 불거졌다. 과거 정 변호사의 아들이 고등학교 재학시절 동급생에 지속적으로 언어폭력을 가해 강제전학 처분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뉴시스 등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정 변호사의 아들 정모군은 2017년 기숙사 생활을 하는 자율형사립고에 입학해 동급생에게 8개월 간 언어폭력을 가했다.


이로 인해 피해학생은 극심한 불안과 우울을 겪었고 내신 성적도 하락하는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듬해 3월에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정군은 결국 2018년 학교폭력위원회에서 전학 처분을 받았으나 강원도학생징계조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해 서면사과 및 출석정지 7일로 징계가 완화됐다.

이에 피해학생 측이 재심을 청구했고 다시 정군의 강제전학 조치가 적절하다는 판단을 받았다. 정군 측은 결국 춘천지법에 재심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과 학교 측을 상대로 징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학교의 조치가 부당하지 않다"고 기각했다. 이 소송은 항소심과 대법원까지 갔지만 정군 측이 모두 패소했다.

현재 정 변호사의 아들은 명문대에 다니고 있지만 피해학생은 아직도 후유증에 시달려 학업을 이어가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정 변호사가 국수본부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됐다.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정 변호사는 이날 오후 3시쯤 입장문을 내고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사의 최종 목표는 유죄판결인데 초동 수사단계에서부터 공판경험이 있는 수사 인력이 긴요하다고 판단해 수사와 공판을 두루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수사발전에 기여하고자 국가수사본부장에 지원을 했지만 저희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다"며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희 아들 문제로 송구하고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저희 가족 모두가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한다"며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하고 저희 가족 모두는 두고두고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