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미국서만 24조'… 휴미라발 특허만료 바이오시밀러 시장 요동
②인수하고 분리하고… 특허만료 올드드럭 활용법
③케이캡도 풀린다? 특허만료 국산 신약 셈법
①'미국서만 24조'… 휴미라발 특허만료 바이오시밀러 시장 요동
②인수하고 분리하고… 특허만료 올드드럭 활용법
③케이캡도 풀린다? 특허만료 국산 신약 셈법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가 지난 2월9일 콘퍼런스콜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올해 매출액이 약 37%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휴미라는 지난해 212억3700만달러의 매출을 낸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애브비 전체 매출(580억5400만달러)의 40%를 차지했다. 휴미라의 매출액 감소가 전망된 배경은 미국 특허 만료로 올해에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품 10여개가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릭 곤잘레스 애브비 최고경영자(CEO)는 "2024년까지 다양한 성장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휴미라의 특허 만료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인수합병(M&A)과 사업성이 떨어진 사업부를 독립시키는 방법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한창이다. 수 십년 동안 특허를 보장받는 신약을 출시해 매출을 크게 늘렸지만 특허 만료에 따른 매출 하락이라는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애브비, 대규모 인수합병 준비하나
휴미라의 매출 하락 압박을 받는 애브비는 돌파구를 찾고 있다. 휴미라의 특허 만료에 대비하기 위해 애브비는 2019년 보톡스 개발사 엘러간을 인수했다. 거래 규모만 630억달러에 이르는 빅딜이었다. 막대한 현금을 투입하면서 부채도 떠안았다. 애브비는 긴축 재정에 들어섰고 M&A 시 거래가 가능한 최대 계약 규모를 20억달러로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하지만 애브비는 지난 1월 이 같은 M&A 거래 상한 규정을 폐기했다. 추가적인 M&A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글로벌 제약사들 사이에선 M&A는 대표적인 파이프라인 확대 방법이다. 화이자는 지난 1월 열린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 최대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M&A 전략을 통해 신약 특허 만료에 따른 매출 하락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화이자는 지난해 총 3건의 M&A를 단행했고 이중 편두통 신약 리메게판트를 보유한 바이오헤븐을 인수하는 데 116억달러를 썼다.
업계에 따르면 개발단계 신약이 평균 7년 동안의 임상 시험을 거쳐 미국 식품의약국(FDA) 최종 허가까지 도달하는 비율은 7.9%에 불과하다. 신약후보 물질 10개 중 채 1개도 성공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관련 개발 비용도 수천억을 넘어서는 만큼 글로벌 제약사들은 M&A를 통해 신약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사업부 떼고 상장시키고"… 선택과 집중 시도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라 올드드럭(특허가 만료된 오래된 신약) 사업부를 떼어내고 있다. 화이자는 2020년 특허만료 의약품 사업부 '화이자 업존'을 분사했다. 같은 해 11월16일 화이자 업존과 제네릭(복제약) 전문 제약사 마일란과 합병해 '비아트리스'라는 법인을 출범했다. 비아트리스는 분사하면서 화이자의 대표 신약인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리피토, 고혈압 치료제 노바스크 등을 가져왔다. 이 같은 신약은 특허가 만료됐지만 오랜 기간 처방과 약효·안전성 검증에 힙입어 비아트리스의 주요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비아트리스가 전 세계에서 올린 매출액은 2021년 기준 178억달러에 이른다.노바티스 역시 제네릭 사업부 산도스를 100% 기업분할 방식으로 분사를 선택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는 GSK컨슈머헬스케어를 분사시켜 '헤일리온'이라는 새로운 법인을 만들었다. 존슨앤드존슨(J&J) 역시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를 독립 법인으로 분리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라 분사를 선택한 이유는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이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올드드럭에 대한 사업은 분사한 기업에 맡기고 암과 희귀질환 등 개발 영역을 더 넓히기 위해서다. 특히 분사한 기업을 주식시장에 상장시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노바티스는 산도스의 스위스 주식시장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오리지널 사서 자체 사업하겠다"
특허 만료 의약품을 자산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선 보령이 대표적이다. 보령은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의 판권을 사들이는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으로 세를 불리고 있다. 1억3000만달러 이상을 투입해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로부터 3개의 오리지널 의약품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보령은 2020년 5월 일라이릴리 항암제 젬자의 국내 판권을 3000만달러에 확보했다. 2021년 10월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 인수에 3200만달러를, 2022년 10월 일라이릴리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 인수에 7000만달러를 각각 집행했다. 판권을 매각한 일라이릴리도 국내 시장에서 제네릭과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마케팅 비용을 늘리기보다 판권 판매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령은 LBA 전략을 통해 실적 증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세 제품을 통해 보령은 약 500억원 규모의 추가 매출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젬자의 경우 2022년 7월부터 보령이 직접 생산을 시작해 원가 절감 효과를 더한 수익성도 챙기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