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난민 인정이 불허되자 정부에 앙심을 품고 아무런 이유 없이 노부부를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30대 아프가니스탄 국적 남성이 징역 14년형을 선고받았다.
4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14년을 선고받은 30대 아프가니스탄 남성 A씨는 지난달 27일 대법원에 상고취하서를 제출했다. 검찰도 상고를 제기하지 않으며 A씨에게 선고된 징역 14년이 확정됐다.
A씨는 지난해 3월8일 오전 대전 유성구 주택가에서 화단을 정리하던 60대 여성 B씨에게 다가가 흉기로 목 부위를 찌르고, 도움을 청하러 도로변으로 이동하는 B씨 등에 올라타 살해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듣고 아내를 구하기 위해 나온 B씨의 남편 C씨가 제지를 하면서 B씨는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었다.
A씨는 B씨 대신 C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C씨를 향해 흉기를 휘둘러 살해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A씨는 같은날 오후 8시15분 대전둔산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된 상태에서 인터폰을 걷어차 바닥에 떨어뜨려 깨지게 하는 등 공용 물건을 손괴하기도 했다. 이후 대전교도소로 이송된 A씨는 같은 해 4월2일 새벽 같은 방 재소자로부터 이슬람 절기 라마단 기도를 마쳤으면 잠을 자자는 말에 격분해 흉기로 얼굴 부위를 수차례 찔렀고 흉기를 빼앗기자 손으로 반복해서 때린 혐의를 받는다.
대학을 졸업한 A씨는 2011년 한국국제협력단에서 3년 동안 통역 업무를 하다 2018년 한국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이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간다면 아프가니스탄 소재 한국 기업을 위해 통역 업무를 한 것을 이유로 보복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 법무부 장관에게 난민인정 신청을 했다. 그러나 난민인정 여부가 결정되지 않고 지난해 5월까지 출국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발생한 극도의 압박감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대한민국 지방재건팀의 재건 업무에 기여했고 충동적 및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나 이유 없이 흉기를 가지고 와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했고 중한 상해를 입히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라며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검찰과 A씨는 모두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당심에서 살펴봐도 사건 범행 당시 사물 변별 및 의사 결정 능력이 정상이었다고 보이며 피고인과 검사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은 원심 변론 과정에서 충분히 현출됐다고 판단했다"라며 검찰과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선고를 바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