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1조원 규모 대출금 상환에 나선다./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1조원 이상의 대출을 상환한다. 이후 해마다 은행에서 빌린 차입금과 회사채를 상환해 2026년 '부채 제로(0)'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제2 바이오 캠퍼스 건립 등 추가적인 투자가 예정된 만큼 부채 관리에 들어간 모습이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조1388억원 규모의 대출금 상환을 예고했다. 회사채 400억원, 단기차입금(1년 내 갚아야할 은행 빚) 5828억원, 장기차입금 5160억원 등이다.


상환을 예고한 1조1388억원은 2022년 말(12월31일) 기준 보유한 전체 사채 및 차입금(2조1049억원)의 54.1%에 해당한다. 올해 내 보유한 빚의 절반 이상을 정리하겠다는 의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7330억원, 2025년 1130억원, 2026년 1200억원 순으로 사채와 차입금을 상환해 궁극적으로 부채 제로에 도달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도별 대출금 상환 계획./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1조원 이상의 상환을 예고한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풍부한 현금에서 비롯한다. 보유 현금은 8908억원,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상품 2조1689억원, 기타 채권 보유액 7328억원 등 약 4조원에 이르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다.

높아진 금리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환을 부추겼다. 통상 회사채와 차입금은 대출과 회사채를 발행해 대환하거나 보유한 현금으로 갚는다. 기업들은 보통 후자를 더 선호했는데 2021년까지 사실상 제로금리 기조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4.75%까지 치솟았다. 한국의 기준금리도 3.50% 수준이다. 즉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자 비용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내는 이자율은 최대 6.54%로 2021년 2.70%보다 2배 이상 뛰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21년·2022년 회사채 및 차입금 규모./ 그래픽=지용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수조원 규모의 빚을 안은 주요 배경으론 삼성바이오에피스 인수가 꼽힌다. 인수에만 23억달러가 투입되면서 당시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음에도 은행으로부터 추가적인 대출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월 1차 매매대금 10억달러를 바이오젠에 지급했고 나머지 13억달러는 순차적으로 갚을 계획이다.

상환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부채비율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총 부채는 7조5976억원으로 부채비율은 84.6%이며 이는 2022년 9월(86.88%) 대비 소폭 낮아진 수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규모 상환은 추가적인 투자 계획과 맞닿아 있다. 제2 바이오 캠퍼스를 통한 생산능력 확장에 총 투자액 7조5000억원을 예고했다. 올해 제5 공장 증설을 위한 첫 삽을 뜰 것으로 전망되는데 대규모 현금 유출이 불가피한 만큼 대출 상환 계획은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 전략의 일환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