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 증액이 빈번하게 일어나며 조합과 시공사 사이 갈등이 잦아지자 서울시가 해결에 나섰다. 그동안 한국부동산원이 담당했던 검증기구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로 확대하고 검증 결과에 대한 의견제시 절차를 추가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정비사업 중 과도한 공사비 책정이나 증액 등으로 인한 조합과 시공자 간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공사비 검증제도 강화를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사업시행자가 요청할 경우 시공자와의 계약 체결 이전 적정 공사원가가 산정될 수 있도록 사전 자문한다.
시공자와 계약 체결 이후 공사비가 증액되는 경우에는 내실 있는 검증을 통해 공사비 증액으로 인한 갈등을 줄여간다는 계획이다. 시는 SH공사에 택지개발, 주택건설, 정비사업 운용 등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공사원가 사전자문, 공사비 검증 업무를 대행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SH공사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14조에 따른 정비사업 지원기구다. 종전까지는 한국부동산원이 주로 공사비 검증 업무를 대행하고 있어 공사비 검증기관에 대한 선택의 폭이 좁다는 지적이 나오곤 했다. ▲토지 등 소유자나 조합원의 5분의1 이상이 검증을 요청하는 경우 ▲사업시행계획인가 이전에 시공자를 선정했으나 공사비가 10% 이상 오른 경우 ▲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에 시공자를 선정했고 공사비가 5% 이상 증액된 경우 ▲공사비 검증이 완료된 이후 공사비의 증액 비율이 3% 이상인 경우 공사비 검증 요청이 가능하다.
이때 증액 비율은 검증 당시 계약금액 대비 누적 증액 규모의 비율로서 생산자물가상승률은 제외한다. 시는 공사비 검증 이후에도 공사비 증액으로 인한 갈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공사비 갈등 중재 자문기구'를 구성?운영하고 '정비사업 코디네이터 파견'을 확대한다.
'공사비 갈등 중재 자문기구'의 자문단은 시 건설기술심의위원회 위원으로 구성된다. 공사비 검증 결과에 대한 조합-시공자 의견 청취, 공사비 산정 적정성 등에 대한 자문을 거쳐 원만한 합의를 유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해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중단 재개에도 역할을 했던 '정비사업 코디네이터'를 갈등 발생 초기에 파견함으로써 장기적인 분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2019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도입된 '공사비 검증 요청 제도'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요청한다. 해당 제도는 적정 공사비를 산출하고 조합과 시공자 간 분쟁을 줄이는 데는 효과가 있으나 공사비 검증 요청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처벌 규정이 없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시는 지난해 6월 공사비 검증절차 명확화, 공사비 검증 미이행에 대한 처벌규정 신설 등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건의한 바 있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이번 공사비 검증제도 강화를 통해 정비사업의 투명성이 더욱 높아지고 공사비로 인한 갈등이 줄어들기를 기대한다"며 "서울 시내에 양질의 주택을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 정비사업 관련 제도와 절차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