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DB하이텍 이사의 보수 승인한도가 40억원이었는데 미등기 임원인 DB그룹 김준기 창업회장과 김남호 회장은 총 68억원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많은 보수를 받을 거면 등기이사에 올라 책임을 져야하지 않습니까?"
29일 경기도 부천시 DB하이텍 본사에서 열린 '제7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 주주가 던진 질문이다.
이날 주총 제 7호 의안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을 진행하던 도중 지난해 이사 보수 승인 한도액이 40억원이고 실제 집행은 17억4900만원이라는 내용이 보고되자 이 주주는 발언권을 얻은 뒤 날카로운 지적을 쏟아냈다.
DB하이텍에 따르면 지난해 김준기 창업회장은 DB하이텍에서 보수 31억2500만원을, 아들인 김남호 회장은 37억100만원을 받았다. 두 사람의 보수 총합은 68억원을 넘어선다. 반면 DB하이텍 최고경영자(CEO)인 최창식 대표이사 부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10억8800만원이었다.
이에 대해 이 주주는 "회장 일가는 미등기 임원이라 주주 동의 없이 더 많은 돈을 받아갔고, 주주가 견제할 수도 없다"며 "책임은 하나도 없이 거액을 받아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주총에서 회사가 제안한 보통주 1300원, 우선주 1350원의 배당안이 통과되고 소액주주연대가 제안한 보통주 2417원, 우선주 2467원 안건이 부결된 것을 언급하면서 "두 회장은 많은 돈을 가져가면서 주주가 제안한 배당안은 부결됐다"며 "이건 주주에 대한 배임"이라고 비판했다. 해당 주주의 발언에 다른 주주들이 박수를 치며 공감 의사를 표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이사 보수한도 안건 외에도 물적분할 안건에 대한 주주의 비판이 이어졌다. 한 주주는 "지주사 전환 규제를 피하기 위해 물적분할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지난해 물적분할 추진을 철회해놓고 올해 다시 물적분할을 추진하는 것도 문제삼으며 "회사를 믿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최창식 부회장은 "지난해 물적분할 검토를 중단했던 건 주주친화 정책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 물전분할 추진을 위해 향후 5년간 신설 자회사으에 대한 상장계획이 없고, 5년 후에도 상장을 추진할 경우 모회사 주주총회 결의를 의무화 하는 내용을 정관에 신설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한 점을 언급했다.
최창식 부회장은 "신설 자회사는 비주력인 팹리스 사업을 하는 데다 상장 계획도 없어 주주가치 훼손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DB하이텍과 신설 자회사 모두 걸림돌 없이 발전하는 게 목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