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1) '거주의무 취소' 주택법 통과 안되면 사회 '대혼란'
(2) 고의적 '선의의 피해자' 만든 정부, 졸속 입법 노렸다
(3) 매매가 1억 전세가 '1억3100만원'… 아파트도 '경고'
대규모 전세사기 사건으로 사회 불안과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전세사기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깡통전세'(주택담보대출과 전세 보증금이 매매가를 웃도는 전세), 즉 '무자본 갭투자'에 대한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최근엔 전세사기의 최대 먹잇감인 빌라뿐 아니라 아파트에서도 깡통전세 위험이 감지되고 있는 만큼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달 공개한 '임대차 사이렌'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시·군·구에서 빌라(연립·다세대주택)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금 비율)이 80%를 넘는 곳은 총 25곳으로 집계됐다. 충남 대전시 대덕구 빌라 전세가율은 131.8%에 달했다. 이어 ▲경기 평택(100.4%) ▲전남 광양(90.4%) ▲충남 당진(83.6%) 등에서 전세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경북 아파트 전세가율 82.5%… 수도권도 깡통전세 우려
같은 기간(1분기)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67.5%로 나타났다. 수도권(61.9%)보다 지방(73.1%)의 전세가율이 높다. 시·도별로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은 경상북도(82.5%)였으며 가장 낮은 곳은 세종특별자치시(47.4%)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군·구로 살펴보면 아파트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경북 영주시로 101.2%에 달했다. 아파트 매맷값이 2억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보증금은 2억100만원이 넘는 셈이다.아파트 깡통전세 위험이 큰 지역 역시 대부분 공시가격 1억~2억원 이하의 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방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북 구미 '구미강변코오롱하늘채'는 지난 4월13일(15층) 전용면적 67㎡가 1억9450만원에 매매됐는데 같은 달 4일(19층) 같은 주택형이 1억7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두 거래로 계산하면 전세가율이 87%를 넘는다.
서울에선 중구가 유일하게 아파트 전세가율이 70%를 넘어 가장 높았다. 반면 전세가율이 가장 낮은 구는 용산구(49.5%)로 조사됐다. 수도권으로 확대하면 경기 이천의 전세가율이 82.5%로 가장 높았고 가평도 80.8%로 나타났다.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 역시 높은 전세가율로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거주 의무 폐지, 깡통주택 야기 논란
부동산 급등기 당시 집값 상승으로 인해 늘어난 갭투자가 최근 불거진 전세사기 문제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토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상혁 의원실(더불어민주당·경기 김포시을)에 제출한 '갭투자 현안 관련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아파트값의 70% 이상을 전세보증금으로 충당한 건수는 지난 2021년 기준 7만3347건으로 전년 대비 178% 급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처럼 매매가격은 물론 전셋값도 하락하는 상황에서 빌라뿐 아니라 아파트도 역전세난이 우려된다"며 "실거주 의무가 폐지되면 갭투자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빌라뿐 아니라 아파트도 깡통전세 위험에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실거주 의무 폐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회에선 분양 아파트 실거주 의무 폐지를 골자로 한 '주택법 개정안'을 심사 중이다. 일각에선 갭투자 증가 우려로 실거주 의무를 폐지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거주 의무가 사라지면 입주하는 아파트에 전세를 끼고 잔금을 치르는 집주인이 늘어나 아파트 시장에도 깡통주택이 무분별하게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실거주 의무 폐지와 관련 규제를 차례대로 완화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상한제 주택을 제외하고 이미 비실거주가 가능한 분양물량이 계속 나오고 있는 만큼 관련 규제를 순차적으로 완화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깡통전세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선 "아파트는 전세가율은 연립·다세대주택보다 낮은 편이어서 상대적으로 집단 전세사기에 대한 우려는 낮은 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