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시행한 '아파트 사전청약제도'가 집값 하락기에는 부동산 침체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집값 상승기에 '패닉 바잉'(공황 구매) 현상을 완화하려는 목적으로 도입한 아파트 사전청약제도가 부동산 경기침체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정부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사전청약제도는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늘리기 위해 청약을 조기 예약하는 방식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 도입했다.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은 연구보고서 '공공분양주택 사전청약이 부동산시장에 미친 영향과 과제'를 통해 이 같이 진단했다.


양진아 토지주택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건설업체가 사전청약 경쟁률을 기반으로 수요를 추정함으로써 공급 여력을 판단하고 사전청약이 시장 대응단계보다 계획단계에서 수요 추정을 위한 정책으로 활용될 수 있다"면서 "다만 부동산 하락 시점에는 낮은 가격으로 공급이 지속됨에 따라 부동산 침체를 가속화해 건설업체의 미분양 리스크(위험) 부담이 커질뿐 아니라 공사 재무상태도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된다"고 분석했다.

사전청약제도는 분양 주택을 시세 대비 60~80% 낮은 가격으로 공급해 공공기관의 재무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사전청약은 2020년 8월 발표된 후 2021년 7월 시행됐다. 2021년 하반기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본격 인상하기 시작한 시점으로 이때부터 집값 상승세가 둔화돼 현재 가격 하락기에 있다.

연구원은 사전청약제도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양 책임연구원은 "사전청약과 입주 시점의 괴리 발생 가능성이 낮은 지역에 한해 사전청약을 실시하고 공공분양도 74㎡, 84㎡ 면적의 주택 유형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무주택 요건을 충족한다면 특별공급, 일반공급 구분 없이 추첨제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면서 "공공과 민간의 사전청약 당첨자 발표일이 동일한 경우 중복에 따른 무효가 될 수 있으므로 사전청약 시스템 통합 구축이 필요하고 시세차익을 예방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