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한 시장조성 방안과 함께 중소기업의 전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금융당국과 함께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제1회 녹색금융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해 "글로벌 환경 규제가 빠르게 도입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은 단기간에 온실가스 감축이 어려운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사전 대응하지 않으면 글로벌 환경규제로 인해 수출이 크게 제약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국내 산업에서 제조업 비중은 28%(2019년 기준)로 높고 정유, 화학, 시멘트, 철강 등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4개 업종 비중도 5.3%에 달해 주요 선진국(미국 2.5%, 독일 2.8%, 프랑스 1.7%)과 비교해 높다.

그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의 RE100 캠페인, 환경을 저해하는 기업들을 투자대상에서 배제하는 블랙록, 뱅가드 같은 거대 자산운용사들의 강력한 조치 등이 좋은 예시"라고 설명했다.


수출기업을 지원하는 금융기관에도 '녹색 대응'을 촉구했다. 이 총재는 "은행, 투자회사 등으로 결성된 '글래스고 금융협의체(GFANZ)'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금융기관 스스로 공표한 목표에 실질적 성과를 보일 것을 촉구하고 있다"며 "2030년이 다가올수록 친환경 관련 글로벌 규제와 목표 달성 압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중소기업은 신용등급이 낮아 스스로 녹색채권 발행을 통해 녹색금융의 혜택을 받기 어렵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대출을 모아 증권화하고 이 과정에서 녹색금융의 국제적 기준에 맞는 채권을 발행함으로써 중소기업이 녹색금융 혜택을 간접적으로 받는 방식을 다각적으로 모색해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도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은도 시작이긴 하지만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기후변화가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개발 등 조사연구와 함께 외화보유고 운용에 있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등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