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고지에 속아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한 조합원에게는 분담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광고에 사용된 표현이 계약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했다면 계약 취소 대상이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16일 뉴시스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원고 A씨가 피고 B 지역주택조합 설립추진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 이득금 반환 청구의 소'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파기환송했다.
피고는 인천 서구 일대에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건립 사업을 추진하며 지난 2017년 5월부터 주택조합설립 동의율과 대지 확보 관련 내용을 담은 인터넷 광고를 올렸다. A씨는 해당 광고를 보고 이듬해 12월 피고와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한 뒤 업무대행비와 분담금 등 4100만원을 냈다.
하지만 실제 계약 당시 피고가 토지소유권을 취득하거나 토지사용승낙을 받은 토지는 사업대상부지의 67%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자 A씨는 해당 계약을 취소하고 분담금 등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1심은 피고가 사용권한을 확보한 토지가 85% 이상인 것처럼 기망해 가입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A씨에게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피고는 "소유권을 취득하거나 사용권한을 확보할 수 있는 토지의 면적비율이 85% 이상이라고 설명한 적은 있으나 이미 확보했다고 설명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2심은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며 1심을 뒤집었다. 다소 과장이 있더라도 관행이나 신의칙에 비춰볼 때 시인될 수 있는 정도의 광고라고 판단한 셈. 2심 재판부는 "사업계획 기재부분이 향후 변경될 수 있음이 표시돼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위 사업계획동의서를 교부함으로써 이미 확보한 토지사용권원의 비율이 87.22%라고 확정적으로 설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일부 인터넷 광고글에 '토지확보완료에 대한 공증서도 공개한다'고 기재돼 있기는 하나, 작성자와 피고의 관계를 확인할 자료가 없고 원고가 해당 블로그를 보고 계약을 체결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사건은 3심까지 흘러갔다. 대법원은 모집 광고가 계약 상대방에게 잘못된 정보를 심어줄 여지가 있다며 사건을 2심으로 환송했다.
재판부는 "광고가 계약 상대방을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지는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인이 그 광고를 받아들이는 전체적·궁극적 인상을 기준으로 해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인터넷 게시물에는 '설립 동의율 달성'이나 '토지확보완료에 대한 공증서도 공개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어 착오에 빠지게 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는 피고의 광고를 보고 사업에 관심이 생기게 돼 인터넷 게시물을 통해 피고의 정보를 확인하고 그 고지 내용 등을 신뢰해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체결 경위가 자연스럽고 특별히 신빙성을 부정할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