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환자의 요양등급을 판정할 때 반드시 의사가 작성해서 장기요양 등급 판정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출해야 하는 장기요양의사소견서를 간호사에게 맡겨 시정을 요구했더니 문자로 해고통보를 받았다."(경남지역 종합병원 A간호부장)
#2. "비인기과 전공의의 부재, 지역사회 의사 부족은 PA간호사로만 대체되고 있다. 책임감으로 일하고 있어 교수의 부탁을 쉽게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간호법 제정 움직임으로 최근 노사협의회를 통해 PA간호사의 업무에서 의료사고 등의 문제가 생기면 병원이 책임지기로 했지만 법적으로는 여전히 보호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프다."(진료지원인력(PA) 간호사로 일했다는 간호사 B씨)
#3. "우리가 간호법 제정에 목을 메는 이유는 우리의 행위를 보호해 줄 어떠한 법적 보호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당장 처우가 좋아지거나 업무범위가 명확해지지는 않겠지만 폭력, 차별, 부당 대우, 직장내 괴롭힘 등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다."(대학병원 근무 간호사 C씨)
17일 서울시 중구 대한간호협회(간협) 서울연수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간호사들은 현재 만연한 불법진료 지시와 이에 따른 불이익 대우 등을 공개했다. 준법투쟁 중인 소속 회원들에게 불합리한 해고 등 불이익을 당하는 상황이 지속 발생함에 따라 협회 차원에서 적극적인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간협은 이날부터 회원 보호를 위해 '법·노무 자문 관련 상담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간호사의 준법투쟁과 관련해 의료법, 근로기준법을 위반해 부당대우를 받은 사항이 있다면 누구나 법적 절차 등 법률과 노무에 대한 자문을 받을 수 있다. 간협은 간호사에 불법의료 행위를 강요한 의료기관을 신고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폐기된 간호법 제정안의 입법 재추진도 현재 논의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이후 간호사 본연의 업무를 제외한 업무에 대한 의사의 지시를 전면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진행 중이다. 의료법 상의 '의사의 지시하에 이루어지는 진료의 보조'라는 부분이 모호해 의료기관에서 간호사에게 불법의료를 강요하는 행위가 만연하다는 게 간협 측의 설명이다.
간협은 지난 5월18일 홈페이지에 개설한 불법진료 신고센터를 통해 불법진료 사례를 접수받고 있다. 지난 6월20일 불법진료 행위 지시가 명백한 의료기관 81곳에 대해 의료법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에 신고를 했다. 이 중 4곳은 위반 사례가 심각해 고용노동부에 신고를 한 상황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들 4곳 모두에 대해 근로감독을 실시했거나 실시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간호사를 둘러싼 현장 상황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1일까지 불법진료 신고센터에 익명 신고된 불법진료 사례는 총 1만4590건이다. 이 중 간호사에게 불법진료를 강요한 병원의 실명이 공개된 곳과 불법사례는 각각 386곳, 8942건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69곳 2462건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경기 60곳 1753건 ▲부산 29곳 813건 ▲대구 28곳 542건 ▲경남 26곳 604건 ▲경북 26곳 277건 ▲인천 21곳 489건 ▲전남 21곳 174건 ▲충남 18곳 210건 ▲광주 16곳 209건 ▲강원 16곳 197건 ▲충북 16곳 142건 ▲대전 12곳 415건 ▲전북 11곳 272건 ▲울산 11곳 204건 ▲제주 4곳 56건 ▲세종 2곳 123건으로 조사됐다.
김영경 간협 회장은 "간호인 62만명과 함께 안전한 근무환경과 의료기관 현장에서 불법진료 행위가 근절되고 간호사 업무범위가 명확해질 때까지 준법투쟁을 계속 전재할 것"이라며 "의료현장에서 법의 모호성을 이용한 불법진료 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