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장마와 집중호우, 태풍 등이 덮치면서 민간소비까지 위축됐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평년에 비해 높은 기온과 많은 강우량으로 대면 소비가 줄었는데 이러한 계절적 요인이 사라지면 소비가 늘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 쌓인 초과저축은 소비회복을 뒷받침할 요인으로 꼽히는 반면 고금리 속 높아진 대출 이자 상환부담은 소비를 제약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8일 발간한 '민간소비 회복 모멘텀에 대한 평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1% 감소한 데 이어 7월에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판매지수, 서비스업생산지수, 7월 신용카드 등 고빈도 자료를 이용해 추정한 결과 4~7월 중 국내 소비는 1~3월 대비 0.5% 내외 줄었다. 날씨의 영향을 특히 많이 받는 품목을 제외하면 0.2% 내외로 늘었다.
올 2분기 이후 대면활동 관련 민간소비가 부진한 것과 관련해 "펜트업 수요(코로나19 억눌린 수요) 둔화 외에 날씨 등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올 1분기 중 평균기온(3.8도)이 평년 수준(2.1도)보다 높아 봄철 의류 선구매가 증가해 2분기 의복 등 준내구재 소비 감소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7월에는 평균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비가 내리면서 의복, 음식·숙박, 레저, 여행 등 대외 활동 관련 품목의 소비가 위축됐다.
5월 전국 평균 강우량은 193.4㎜, 7월은 506.1㎜로 평년 동월의 각각 1.9배, 1.7배 수준이었다. 이는 1991년 이후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재화는 승용차, 음식료품 등 내구재, 비내구재 소비가 증가했고 서비스 소비는 음식·숙박, 육상 여객이 감소한 반면 보건복지 등은 증가했다.
신용카드 미시데이터를 이용한 분석에서도 강수량 증가시 레저, 숙박, 음식점 등의 지출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을 제외하면 4~7월 소비는 1분기 대비 0.2% 내외 증가하는 것으로 시산됐다.
가계 초과저축도 충분해 소비 개선 여지가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지난 달 한은 추정치에 따른 2020~2022년 가계 초과저축은 101~129조원에 달한다. 중국인 단체 관광 재개도 자영업자 등의 사업소득 증가를 통해 가계 소득 개선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높아진 대출 원리금 상환부담과 주택 구매자금 저축 기조 등은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기존대출을 포함한 잔액 기준 금리는 5% 수준으로 아직 고점에 머물러 있다. 주택 경기가 개선되고 있지만 주택 가격 상승이 대출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부의 효과가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구매 대기자들은 구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저축을 하면서 소비를 줄일 가능성도 있다.
한은은 "향후 민간소비는 양호한 고용 여건, 축적된 초과저축 등으로 소비 여력이 뒷받침되고 있어 회복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가운데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고 있는 데다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아 회복 모멘텀은 완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