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의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사진제공=HMM

▶기사 게재 순서
①M&A 적극적인 LX, 구본준의 청사진은
②2% 부족한 하림·동원의 마지막 키 HMM
③몸값 최소 5조, 누가 품어도 신용도 타격


HMM(구 현대상선) 인수전 윤곽이 드러나면서 2달여 동안 진행되는 실사 과정에 관심이 모인다.


인수전에 뛰어든 'LX·하림·동원'은 저마다 국내 대표 해운 선사인 'HMM'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식품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물류업으로 진출한 하림과 동원은 '종합물류기업' 도약이라는 큰 꿈을 품고 인수전에 나선 나선 만큼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다.

해운업계에 침체기가 찾아온 상황에서 인수 후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황금알' 낳는 팬오션과 시너지 노리는 하림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사진=뉴시스DB, 머니투데이DB

재계 순위 27위 하림그룹은 현재 국내 최대 벌크선사이자 종합해운기업인 '팬오션'을 거느리고 있다. 벌크선 사업을 하지 않는 HMM을 품으면 컨테이너선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 규모를 키울 수 있어 인수에 나섰다.

팬오션은 1966년 5월 해상화물운송업을 목적으로 세워진 범양전용선이 모태다. STX그룹에 인수된 2004년 11월 이후 사명을 'STX팬오션'으로 바꿨는데 2013년 STX그룹이 무너지며 같은 해 12월 계열 분리됐고 사명을 '팬오션'으로 변경했다. 이후 회생절차를 밟다가 2015년 7월 하림그룹이 JKL파트너스와 함께 1조79억5000만원에 인수했다.


당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식량 안보 차원에서라도 곡물 운송을 국내 해운업체가 책임져야 한다고 비전을 밝혔다. 이번 인수전 참여도 같은 맥락으로 관측된다.

팬오션은 하림그룹의 핵심 축으로 성장했다. 팬오션 인수 이후 하림이 대기업집단으로 올라설 수 있었고 다양한 연관 사업을 시작하는 배경이 됐다. 팬오션도 하림에 인수된 이후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을 만큼 경영이 안정적이다. 팬오션의 연간수송량은 2021년 1억1214만톤, 지난해 1억448만톤을 기록했다.

하림그룹은 5조원대로 예상되는 HMM 인수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팬오션 인수 당시 협력한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 힘을 모으기로 했다.

바다에서 성장한 동원, 물류 사업 마지막 퍼즐 맞춘다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사진=동원그룹

HMM 인수전에 뛰어든 재계 순위 54위 동원그룹의 인수 의지는 다른 기업보다 강하다.

핵심 계열사로 물류회사 '동원로엑스'를 보유하고 있다. 동원은 2017년 동부익스프레스(현 동원로엑스)를 인수하면서 화물운송은 물론 항만하역, 보관, 국제물류, 유통물류까지 갖췄다. 10월 스마트 항만인 'DGT부산'을 개장하는 등 물류사업부문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내륙 물류와 해운 인프라를 갖춘 만큼 HMM 인수 시 시너지를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원로엑스는 지난해 매출 1조를 돌파했다. 컨테이너 항만사업을 영위하는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지분도 100% 보유했다. 동원그룹은 해상운송에 특화된 HMM을 품어 부족했던 마지막 단추를 꿰겠다는 전략이다.

동원그룹은 최근 HMM 인수 자문사로 글로벌 컨설팅사 베인앤드컴퍼니를 선정하고 실사에 나섰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한국 해운산업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인수하게 되면 추가 성장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겠다는 설명이다.

해운업계에서는 선사의 핵심능력으로 경기 변동성 예측과 대응을 꼽는다. 등락을 반복하는 '사이클 비즈니스'인 해운업 특성상 호황기와 저시황기를 선제 대응하지 못하면 도태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황기를 대비해 직접 배를 소유하는 사선 외에 빌려 쓰는 용선 능력도 확보해둬야 한다"며 "경기가 침체기일 때 용선이 많으면 손해를 보기도 하는 만큼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