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수출 부진과 여전히 높은 체감 물가 등으로 소비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하지만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 집값이 반등하면서 1년 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심리는 계속 강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3년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7로 전월 대비 3.4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이하로 내려간 건 지난 5월(98.0) 이후 4개월 만이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보다 경기와 소비 상황을 낙관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1월 86.7을 저점으로 12월 90.2로 상승했고 올해 들어서는 1월(90.7), 2월(90.2), 3월(92.0), 4월 (95.1), 5월(98.0)로 회복세를 보이다 6월과 7월, 8월 100을 넘어선 바 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수출 부진 우려와 체감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 여력 위축 등으로 인해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다.
6개 항목 중 현재생활형편 CSI는 89, 6개월 뒤를 전망한 생활형편전망 CSI는 92로 전월 대비 각각 2포인트, 3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지수는 99, 소비지출전망지수는 112로 전월과 비교해 각각 1포인트씩 내렸다. 현재경기판단지수는 66, 향후경기전망지수는 72로 집계돼 전월 대비 각각 6포인트씩 낮아졌다.
황 팀장은 "소비자심리지수 구성 지수 6개 항목이 모두 하락한 시기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했던 2020년과 2021년, 2022년 6~7월 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택가격전망CSI, 4개월 연속 100 웃돌아… 10개월 연속 상승
특히 이달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주택가격전망CSI가 110으로 4개월 연속 100을 웃돌았다는 것이다. 이는 8월(107)보다 3포인트 오른 수치다.주택가격전망 CSI는 지금으로부터 1년 이후 집값이 오를지, 내릴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망을 0에서 200까지 숫자로 표현한 지수다. 100을 넘으면 집값 상승 전망이 하락 전망보다 우세하다는 의미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지난해 11월(61)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뒤로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6월에는 100을 기록, 집값 상승론과 하락론이 팽팽한 모습을 보이더니 이후 3개월 연속 상승론이 우세해지면서 지난해 5월(111)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온 것이다.
황 팀장은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 더 높아졌다"면서도 아직 금리가 높은 수준이고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에 상승 흐름이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달 금리수준전망 CSI는 118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긴축 기조가 이어지고 대출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한 영향이다.
물가수준전망 CSI도 전월과 같은 147을 기록했다.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상승 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진입하면서 전월과 같은 높은 수준을 이어간 것이다.
일반인들의 향후 1년간 물가 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을 전월과 동일한 3.3%로 봤다.
지난 1년간 물가 오름세를 바라보는 소비자 인식은 0.1%포인트 내린 4.1%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