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업계의 폼팩터(제품의 물리적 외형)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모양에 따라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 등으로 나뉘는데 유형에 따라 다른 특성을 갖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과 파우치형, 삼성SDI는 원통형과 각형, SK온은 파우치형과 각형 배터리에 힘을 싣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는 각각 모양으로 구분된다. 원통형 배터리는 AA건전지와 같은 원기둥 형태고 각형 배터리는 얇은 직육면체 모양의 알루미늄 캔 모양이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금속 외관으로 둘러싸인 것이 아닌 연성이 있는 파우치에 담겨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세 종류의 배터리는 모양만큼 특징도 다르다. 원통형 배터리는 대형 제조사들이 표준화된 규격에 맞는 설비를 갖추고 있어 많은 양을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 생산량이 많은 만큼 단가도 저렴한 편이다.
각형 배터리는 안정적인 직육면체 모양 덕분에 외부 충격에 강한 것이 장점이다. 제작 공정 단계를 간소화해 대량 생산 시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연성이 있는 필름 재질로 포장돼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무게가 상대적으로 가볍고 에너지 밀도도 높아 전기차 적용 시 주행 거리가 길다. 제조 방법이 어렵고 공정이 복잡해 생산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단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세 가지 폼팩터 중 원통·파우치형 배터리에 방점을 찍었다. 연내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4680(지름 46㎜, 높이 80㎜)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북미에서는 오는 2025년 완공 및 양산을 목표로 공장을 지어 주력 모델인 2170(지름 21㎜, 높이 70㎜) 원통형 배터리 생산할 예정이다.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북미에 에너저장장치(ESS) 전용 배터리 공장을 짓고 독자 개발한 파우치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삼성SDI는 원통형과 각형에 집중한다.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합작공장을 짓고 고성능 하이니켈 원통·각형 배터리를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독자적으로는 오는 2025년 최종 완공을 목표로 말레이시아 원통형 배터리 라인 증설을 추진 중이다. 최근 차세대 원통형 폼팩터인 46파이(지름 46㎜) 제품 시생산을 시작하기도 했다.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는 SK온은 각형 배터리로 영역을 넓히고자 한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9월 초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에서 "각형 배터리 개발 작업이 완료됐고 준비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SK온은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완성차업체들의 요구에 부응하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