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13일 (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2023.9.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13일 (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2023.9.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한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분쟁 등 2개의 전쟁으로 혼란한 세계에 새로운 강력한 문제(complication)가 되고 있다는 미국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세계가 다른 곳을 바라보는 사이 북한은 더 큰 위협이 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북한을 위협적인 핵 국가로 굳건히 하기 위해 분열된 세계 질서를 이용해 왔다"며 이렇게 진단했다.


WSJ은 김 총비서가 2019년 2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빠르게 고도화한 핵무기를 통해 더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게임을 하고 있다며 "그것은 그의 다음 행보를 예측하는 것을 더 모호하고 걱정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은 과거 북한은 무기 활동 중단을 약속함으로써 국제적 입지를 높이고 대외 원조나 제재 완화를 얻기 위해 그 관심을 사용해 왔지만, "김정은은 그 관행을 버렸다"고 했다.

이어 "이제 김정은은 비록 그것이 제재 아래 사는 것을 의미할지라도 핵무기를 거래하기보단 핵무기 유지에 초점을 두고 핵을 개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은 특히 미국이 2개의 전쟁에 개입하기 위해 외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점이 북한의 과감한 행보의 배경이라고 짚었다.

2014∼2015년 북핵 6자회담의 미국 특사로 활동한 시드니 사일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노력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가 약해진 것은 김 총비서에게 미국이 무리하고 지쳤다는 인상을 줬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일러는 김 총비서가 한국에 대한 핵무기 위협 또는 제한적 사용 이후 국제 압력이 빠르게 완화되고, 보복 대응을 포기하며, 북한이 평화를 위한 경제적 이익을 얻도록 허용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을 수 있다며 "그러면 북한의 꿈이 실현되는 것이고, 김정은은 승리자로서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국제사회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WSJ은 김 총비서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국과의 대화를 포기하는 대신 곧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지속적인 구애로 과거보다 북한 문제의 국제적 심각성을 한 차원 높였다고 진단했다.

김 총비서는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관계 발전에 뜻을 모았다.

정상회담을 전후해 북한이 러시아에 군사물자를 지원했고,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산 탄도미사일 등을 사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북러간 무기 거래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북한 문제 전문가 켄 가우스는 "김정은은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높임으로써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대남 위협 수위를 바짝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WSJ은 북한이 전면전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미국과 한국 당국자들은 서해나 서부 국경 지역에서 드론(무인기) 침투나 해상 공격 등 소규모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