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원장과 존 셰한 미국 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National Center for Missing and Exploited Children, NCMEC) 부대표가 2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공동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제공)
신보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원장과 존 셰한 미국 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National Center for Missing and Exploited Children, NCMEC) 부대표가 2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공동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제공)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신보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원장이 2일 존 셰한 미국 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National Center for Missing and Exploited Children, NCMEC) 부대표를 만나 "한국 (플랫폼)기업들이 성 착취물을 의무적으로 삭제하도록 관련 제도가 보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이날 한국을 방문한 셰한 부대표를 진흥원에서 만나 양국의 디지털 성범죄 상황과 이에 대한 각 기관의 삭제 지원 사업 현황 등을 공유했다.


NCMEC은 1984년 창설 이래 미국 내에서 아동 성 착취 방지·실종 아동 지원 사업을 전담해온 비영리 기구다. 21세기 들어서는 온라인 상의 아동 성 착취물 삭제 지원 등에 주력해왔다. 미국 기업은 자사 네트워크에서 아동 성 착취물을 발견했을 때 NCMEC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형법에 명시돼 있을 만큼 미국 내에서 공신력을 인정받는다. 진흥원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운영으로 국내 온라인 성범죄물 삭제를 지원해오고 있는 기관이다.

NCMEC에는 전세계 아동 성 착취물의 상당 부분이 신고된다. 신고 의무를 진 미국 기업들은 물론 전세계 웹 호스팅 업체들이 NCMEC에 아동 성 착취물을 신고한다. NCMEC은 신고가 접수되면 해당 착취물의 관할 국가를 특정한 뒤 해당 국가의 사법 기관에 이를 알린다. 한국의 경우 경찰청이 NCMEC으로부터 성 착취물 알림을 받고 있다.

신 원장은 "진흥원은 직접 모든 성 착취물을 찾아야 하는데 NCMEC은 기업들이 알아서 신고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며 "한국에서도 관련 제도가 하루 빨리 보완됐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NCMEC은 인공지능 아동 성 착취물 검출 프로그램으로 쌓아온 순도 높은 성 착취물 데이터 값(해시 리스트)을 활용해 기업들의 성 착취물 검출 기술 고도화도 지원한다.

민감한 정보인 만큼 접근이 제한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미국 의회는 NCMEC에 이 같은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을 허락했다.

반면 미국 기업들은 고객 개인정보 보호 등의 문제로 해시 리스트 활용을 망설인다. 일례로 애플은 2010년대 메신저 앱에 해시 리스트 방식을 활용한 착취물 검출 프로그램을 적용하려다 포기했다. 해시 리스트 정확도가 충분히 높지 못할 경우 착취물이 아닌 고객 데이터가 착취물로 오인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였다.

셰한 부대표는 "우리 해시 리스트의 정확도는 검증 결과 99.99%로 나타났다"며 "의지가 있는 모든 기업에 해시 리스트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만큼 기술 기업들이 마음만 먹으면 성 착취물을 대거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양 기관의 인연은 지난해 진흥원이 성 착취물 링크를 NCMEC에 신고하며 시작됐다. NCMEC은 착취물 내용을 확인해 구글에 삭제를 요청했다.

양 기관은 이 같은 인연을 시작으로 5월까지 아동 성 착취물 4500여 건을 함께 삭제했다. 이 달 들어서는 대량의 삭제 지원 요청을 할 수 있도록 디지털성범죄지원센터 전용 NCMEC 접속 채널을 상용화하기로 결정했다.

NCMEC가 올 연말 오픈할 예정인 성 착취물 삭제 지원 글로벌 플랫폼에도 진흥원 활동이 모범 사례로 담길 예정이다.

셰한 부대표는 "아동들이 자발적으로 성 착취물을 찍는 경우도 늘고 있고 가해자 가운데 상당수는 가족 등 가까운 이인데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사후적인 삭제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착취물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예방하려면 국제 사회가 인식 전환을 위한 교육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