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복싱 대표팀 임애지 선수가 4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진행된 복싱 여자 54kg급 준결승 튀르키예의 해티스 아크바스 선수와의 경기에서 동메달을 확정지은 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2024.8.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파리=뉴스1) 이상철 기자 = 한국 최초의 여자 복싱 금메달리스트에 도전한 임애지(25·화순군청)가 세계선수권 챔피언을 상대로 석패하며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임애지는 아쉬움을 삼키면서도 동메달을 받게 돼 기쁘다고 했다. 그 동메달도 한국 복싱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최초의 여성 복싱 올림픽 메달'이다.
임애지는 4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4강전에서 해티스 아크바스(튀르키예)에 2-3으로 판정패했다.
임애지는 이날 '2022년 세계선수권 챔피언' 아크바스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석패했다.
5명의 심판 중 2명은 임애지가 우세했다고 판단했다. 1명만 더 임애지의 손을 들어줬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는데, 한형민 복싱 대표팀 감독은 판정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임애지는 "100점 만점에 60점을 줄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내가 상대 선수보다 부족해서 졌다"고 운을 뗀 뒤 "판정은 경기의 일부이고 제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내가 깔끔하게 타격하지 못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덤비지 않고 기다리며 타격하는 전략을 짰는데, (1라운드에서 2-3으로 밀리고 있으니) 한순철 코치님이 더 적극적으로 공격하자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열심히 공격했고 내가 이길 거라 예상했는데 패했다. 전체적으로 너무 아쉽다"고 덧붙였다.
| 대한민국 복싱 대표팀 임애지 선수가 4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진행된 복싱 여자 54kg급 준결승 튀르키예의 해티스 아크바스 선수와의 경기에서 출전하고 있다. 2024.8.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거침없던 임애지의 도전은 멈췄지만, 그는 값진 동메달을 땄다. 올림픽 복싱 종목은 동메달 결정전을 따로 진행하지 않고 4강전 패자 두 명에게 모두 동메달을 수여한다.
올림픽이 여자 복싱을 정식 종목으로 채택한 2012 런던 대회 이후 시상대에 오른 한국 여자 복싱 선수는 임애지가 처음이다.
2021년 개최된 도쿄 올림픽에서 한 판 만에 탈락한 임애지는 3년 후 한 뼘 성장했고, 4강까지 올라 한국 여자 복싱 최초로 메달리스트라는 이정표까지 세웠다. 임애지는 "이번 파리 올림픽은 나 자신의 가능성을 본 무대"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어떤 상대를 만나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4강 상대인 아크바스도 종종 스파링을 붙었는데, 늘 얻어맞았다. 상처투성이가 된 몸에 울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크바스와 다시 겨루고 싶을 정도로 자신이 있다.
그는 "앞으로 다른 선수들이 '임애지와 맞붙고 싶지 않다'는 말이 나올 수 있을 정도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 대한민국 복싱 대표팀 임애지 선수가 4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진행된 복싱 여자 54kg급 준결승에서 튀르키예의 해티스 아크바스 선수와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다. 2024.8.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임애지가 세 번째 올림픽에 나설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복싱을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지 않고 보류했다. 만약 정식종목에서 빠진다면, 언제 다시 올림픽 무대로 돌아올지는 기약이 없다.
그는 "만약 4년 뒤 올림픽에서 복싱 종목이 빠진다면, 아쉽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다만 올림픽이 전부가 아니다.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등 여러 대회가 있다"며 "복싱이 좋아 취미로 시작해 직업 선수가 됐지만, 10년 후에 내가 복싱할지는 알 수 없지 않나. 계속 매일 하다 보면서 나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임애지는 "매번 100%로 열심히 달리면 탈이 나고 힘들 수 있다. 복싱도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다. 내가 좋아하는 복싱을 (싫증 느끼지 않고) 계속하려면 쉴 땐 쉬고, 열심히 할 땐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 임애지는 4일 오후 11시 34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4강전에서 해티스 아크바스(튀르키예)에 2-3으로 판정패했다. 비록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그는 파리에서 한국 여자 복싱 최초로 메달리스트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