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구 서계·청파동 일대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현장을 찾아 주택 공급을 강조했다. 정부가 이달 부동산 주택공급 방안의 발표를 앞둔 가운데 민간 공급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11일 오전 신속통합기획 재개발과 모아타운 사업 7개가 진행되는 용산구 서계동·청파동 일대를 방문해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신속통합기획은 서울시가 정비사업의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 공공성과 사업성의 균형을 맞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도시·건축·교통·환경 등 계획과 심의를 통합해 사업 기간을 줄이는 공공지원계획이다.
서계동·청파동은 196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이주한 이들이 정착하면서 형성된 저층 주거지다. 7곳의 정비사업 중 가구 수가 확정되지 않은 청파3구역을 제외하면 기존 6393가구에서 8088가구로 약 26.5%(1695가구)가 증가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장기간 정체된 일대 정비사업을 주민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정비하고 서울역 서부권의 대표 주거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정비사업 중 서계통합구역에는 현황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을 적용해 기존 계획보다 약 50가구를 추가 확보하고 청파2구역에는 조합직접설립을 지원해 추진위원회 단계를 생략했다. 서계동 116번지 모아타운은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을 해 기존 172가구에서 499가구로 늘리는 계획도 추진한다.
이날 오 시장은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좁은 골목과 가파른 경사, 노후주택 등을 살폈다. 이후 청파2 재개발 조합사무실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정비사업 조합장과 주민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업성 개선과 신속한 인허가,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건의를 청취했다. 오 시장은 "서계·청파동은 기존 주택 멸실분을 제외하고도 1695세대가 순증하는 등 정비사업의 공급 효과를 데이터로 보여주는 현장"이라고 설명했다.
3년간 2만가구 늘어…정비 253곳·31만가구 착공 추진
서울시가 최근 3년간 준공된 정비사업장 59곳을 분석한 결과 주택 수는 사업 전보다 약 2만가구(36.4%) 늘었다. 재개발은 약 7000가구(27.4%), 재건축은 약 1만3000가구(44.2%) 각각 순증했다. 시는 2031년까지 착공을 추진하는 정비사업장 253곳에서 총 31만가구가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주택 철거분을 반영해도 약 8만7000가구(39.2%)가 순증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가운데 임대주택도 4만8000가구를 확보할 계획이다.오 시장은 정비사업을 통해 가구 수가 크게 늘지 않는다는 정부의 인식을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대토론회에서 "통상적으로 재건축의 경우 가구 수가 늘어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가구당) 평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그 역시도 크게 많이 늘어나는 것 같지는 않다"라며 "재개발의 경우는 총 입주 가구 수는 줄어드는 게 통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주택 대책에 정비사업 정상화를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 비율을 합리화하고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을 법적 상한용적률의 1.2배까지 확대해 사업성을 확대해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이다.
아울러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3년간 한시 유예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고 조합원의 원활한 이주를 유도하기 위해 대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 수준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 시장은 "가용 토지가 부족한 서울에서 정비사업은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공급 해법"이라며 "계획이 착공과 입주로 이어져 실제 주거 변화로 체감될 수 있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