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가 최근 서울 사무소 앞에서 유상증자를 반대하는 트럭시위를 펼쳤다. / 사진=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가 최근 서울 사무소 앞에서 유상증자를 반대하는 트럭시위를 펼쳤다. / 사진=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

이수페타시스가 금융당국의 제동과 소액주주들의 반대에도 유상증자 강행 의지를 나타내 관심이 모인다. 주가가 크게 떨어져 당초 계획했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이지만 외부 차입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추진한다는 입장이어서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는 최근 서울 사무소 앞에 트럭을 보내 회사가 추진하는 유상증자를 반대하는 시위를 펼쳤다. 트럭에 설치된 LED 전광판에는 '이수페타시스는 주주와 소통하라' 등의 문구가 표출됐다.


소액주주들은 제이오 인수를 골자로 한 이번 유상증자가 추진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수페타시스는 지난달 8일 장마감 이후 공시를 통해 5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3000억원을 이차전지 탄소나노튜브(CNT) 소재 전문 제조기업 제이오 인수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시설투자에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통상 유상증자는 주식가치 희석 우려로 주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이기 때문에 주주들에겐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특히 이수페타시스는 설비투자 계획을 먼저 발표한 뒤 장마감 이후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해 '올빼미 공시'에 대한 비판을 받았다.


연관성이 없는 이차전지 소재 사업분야의 기업을 인수하는 것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수페타시스의 주력 제품은 인공지능(AI) 서버에 쓰이는 초고다층기판(MLB)이기 때문이다. 이수페타시스의 주주는 AI 기반 MLB 기판의 고성장을 기대하고 투자를 했지만 이와는 연관성이 없는 분야의 투자로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소액주주들은 즉각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수페타시스 경영진을 상대로 ▲유상증자 및 제이오 인수 계획 철회 ▲158억원 규모의 계약금 회수 ▲밸류업 공시 및 신뢰 회복계획 등을 요청했고 1074명이 탄원서를 작성해 회사는 물론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 등에 제출했다.

금감원도 지난 2일 이수페타시스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며 제동을 걸었다. 금감원은 같은 방법으로 고려아연의 유상증자를 철회시킨 바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이수페타시스 역시 유상증자를 철회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수페타시스는 지난 11일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며 유상증자 추진 의사를 뚜렷이 했다. 일정은 늦춰졌으나 주당 0.30831766주를 배정, 2010만3080주를 신규 발행하겠다는 계획은 그대로 유지됐다.

최초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던 시점보다 주가가 많이 떨어진 탓에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기존보다 1779억원 적다. 부족한 자금은 보유 예금과 은행 차입 등을 통해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차입을 해서라도 제이오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이수페타시스는 "PCB 산업의 밸류체인이 협소해 연관사업 분야의 신규사업 아이템 발굴이 어렵고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 중 적정 인수대상을 발견하기에 어려움이 존재해 검토 기준을 소재 사업으로 확대했다"며 "당사는 CNT 사업이 이 기준에 부합하는 사업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소액주주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이수페타시스가 제이오 인수의 가장 큰 이유라고 주장하는 기술은 현재 개발된 것도 아니고 2027년까지 연구개발 예정인 데다 이것을 PCB기판에 적용하고 실용화되기까지는 앞으로 수 년~수 십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제이오의 시총은 5000여억원 정도인데 이를 3000억원에 30% 정도의 지분을 인수한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