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불안정한 정국과 연이은 악재로 소비 위축이 역대 최저치에 임박한 것으로 나타났다.업계는 연말연시 특수가 사실상 종료됐다고 보고 소비 침체가 장기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저녁, 한산한 모습의 서울 이태원 음식거리. /사진=뉴시스
12월 불안정한 정국과 연이은 악재로 소비 위축이 역대 최저치에 임박한 것으로 나타났다.업계는 연말연시 특수가 사실상 종료됐다고 보고 소비 침체가 장기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저녁, 한산한 모습의 서울 이태원 음식거리. /사진=뉴시스

신년을 앞두고 유통가에 비상이 걸렸다. 계엄·탄핵 정국, 환율 급등에 이어 무안 제주항공 참사까지 악재가 겹치며 소비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여서다. 업계는 연말연시 특수가 사실상 종료됐다고 보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12월 불안정한 정국과 연이은 악재로 소비 위축이 역대 최저치에 임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11월보다 12.3포인트(p) 낮아졌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0년 3월(18.3포인트) 이후 최대 낙폭이자 2022년 11월(86.6) 후 최저지수다.


유통가는 국가 애도 기간에 동참하며 연말연시 대형 마케팅과 행사를 취소했다.

롯데물산은 31일 MBC 가요대제전과 함께 진행 예정이었던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연말 카운트다운 행사를 취소했다. 대신 이태원 참사 때와 마찬가지로 애도의 뜻을 담아 1월4일까지 건물 상부에 백색 조명을 점등하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 에버랜드, 그랜드하얏트제주, 인스파이어리조트 등도 불꽃쇼와 카운트다운 행사, K팝 축하 공연, 퍼레이드 등 화려한 이벤트를 계획했지만 모두 취소했다.

송년회 이어 신년회도 취소

신세계스퀘어, 롯데월드타워 등에서 카운트다운 행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국가 애도 기간을 맞아 모두 취소됐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명동본점 신세계스퀘어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스퀘어, 롯데월드타워 등에서 카운트다운 행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국가 애도 기간을 맞아 모두 취소됐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명동본점 신세계스퀘어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외식업계와 여행업계는 연말연시 특수는커녕 예약취소와 소비위축으로 매출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계엄 여파로 연말 회식 줄취소를 겪었던 소상공인들은 탄핵 가결 후 신년회 반등을 노렸으나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이마저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12월31일은 매년 대목 중의 대목인데 회식이 다 취소되고 있다" "공무원들은 점심때 커피마저 안 사러 오더라" "송년 불꽃놀이를 대비해 주변 상가 사장님들이 일제히 발주를 잔뜩 했는데 행사가 취소돼 큰일이다" 등의 글과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여행업계는 지난주까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일부 예약 취소가 있었지만 비중이 크지 않았는데 제주항공 참사로 중·단거리 패키지와 항공 티켓 취소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항공 티켓 취소는 제주항공뿐 아니라 타 저가항공(LCC)까지 불똥이 튀어 비행기공포증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CJ온스타일, 롯데홈쇼핑 등 TV홈쇼핑 업계도 편성됐던 여행상품 라이브 방송을 전면 중단했다.

누리꾼들은 "비행기가 무서운 건 둘째치고 여행 갈 분위기가 아니다" "시국 때문에 쇼핑할 기분도 안 난다" "연말인데 뒤숭숭하고 우울하기만 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증권가는 대형 참사로 인해 소비 심리는 앞으로 더욱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벌어진 비행기 참사로 소비심리의 추가 악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 참사에 대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려면 최소 6개월에서 1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회적 불안감이 해소되려면 이보다 더 오랜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