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롯데백화점이 정현석 대표 체제에서 체질 개선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본점. /사진=롯데쇼핑

롯데백화점이 본점과 잠실점의 '더블 2조' 매출을 발판으로 롯데쇼핑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백화점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현석 대표는 실용주의를 기반으로 비효율 점포 정리와 조직 슬림화 등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질적 성장' 기조에 맞춰 외형보다 실리를 중시한 전략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늘어난 3조6017억원, 영업이익은 61.5% 증가한 2378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조2165억원, 3194억원이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영업이익의 85%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롯데백화점의 선전이 자리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2조3268억원, 영업이익 2728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들어서도 평균 7.5%(10월 10.0%, 11월 7.6%, 12월 4.9%)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소비심리 회복과 외국인 관광객 소비 증가, 패션 부문의 매출 상승 등 업종 전반에 걸친 호재와 롯데백화점의 본점·잠실점 중심의 '타운화' 전략과 맞물려 시너지를 냈다고 보고 있다. 전체 매출 중 외국인의 비중은 4.5%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5%) 대비 급증한 가운데 본점(22.4%)과 잠실점(5.5%)이 집객을 견인했다. 두 점포 모두 연 매출 2조원을 넘기면서 롯데백화점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더블 2조 점포'를 보유한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정통 롯데맨' 정현석, 덩치 키우기 대신 '실리 챙기기'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롯데백화점 역대 최연소 CEO로 이름을 올린 정 대표는 실용주의를 기반으로 체질 개선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2000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상품·매장·전략조직을 거친 정통 '롯데맨'인 그는 사업 구조와 수익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FRL코리아 대표이사 재임 당시 유니클로의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정 대표는 취임 이후 마케팅·AI·디지털·브랜딩 조직을 모은 미래전략본부를 신설해 의사결정 단계를 축소하고 백화점·아울렛·쇼핑몰 사업을 영업본부로 일원화하는 등 조직 운영의 효율을 높였다. 지난해 말 수익성이 하락한 분당점 폐점을 결정하며 수도권 지역 첫 철수 사례를 남겼다. 대신 본점과 잠실점, 인천점, 노원점 등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럭셔리 카테고리를 강화하는 등 리뉴얼에 역량을 쏟고 있다.


마케팅 전략 역시 수익 구조 개선에 방점을 뒀다. 업계 최초로 명절 기프트 멤버십 '기프트 클럽'을 도입해 우량 고객의 매출 기여도를 60%대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12월 본점을 통해 출시한 외국인 고객을 위한 전용 혜택 카드인 '롯데 투어리스트 멤버십 카드'는 2개월 만에 2만5000건 이상 발급됐다.

이는 신동빈 회장이 선언한 '질적 성장 중심의 경영방식 전환'과 궤를 같이한다. 신 회장은 지난달 열린 2026년 상반기 VCM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혁신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업계에서는 외형 확장보다 내실 다지기에 무게를 둔 롯데백화점의 행보가 그룹 차원의 방향성을 현장에서 실천하는 사례로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이 과거의 외형 확장 중심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수익 중심의 실전형 조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수도권 점포 폐점과 같은 파격적인 결단은 수익 구조를 고효율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지주사의 의지가 사업 현장에서 구체화되고 있는 사례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핵심 점포의 리뉴얼 성과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면 체질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