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주택자를 향해 대출 문턱을 올리고 양도소득세 중과를 시행하는 등 세금 압박을 더하자 50~60대 부모의 조기 증여가 활발해지고 있다. 증여 시점이 예년보다 앞당겨지는 모습이다.
16일 직방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집합건물 증여인은 177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1624명)보다 9.2% 증가한 수준이다.
연령별로 보면 여전히 고령층 중심 구조가 유지되고 있지만 50~60대 참여가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서울 증여인의 연령 비중은 40대 3.61%, 50대 16.19%, 60대 32.83%, 70대 이상 43.03%로 나타났다.
단일 연령대 기준 70대 이상 비중이 가장 높지만 최근에는 50~60대 참여가 확대되는 흐름이 확인됐다. 70대 이상 비중은 1월 49.26%에서 2월 43.03%로 낮아진 반면 50대 비중은 같은 기간 13.42%에서 16.19%로 증가했다. 50대와 60대를 합한 비중은 49.02%로 70대 이상 비중(43.03%)을 넘어섰다. 고령층 중심의 증여 움직임이 점차 앞당겨지는 모습이다.
전국 증여인의 연령 비중은 40대 6.00%, 50대 14.73%, 60대 24.17%, 70대 이상 49.29%로 전체 증여의 절반가량이 70대 이상에서 발생했다. 경기도의 경우 올해 2월 기준 40대 6.16%, 50대 17.86%, 60대 29.52%, 70대 이상 41.17%로 나타났다. 50대와 60대를 합한 비중은 47.38%로 70대 이상 비중(41.17%)을 넘어섰다.
반면 지방에서는 70대 이상 중심 구조가 뚜렷하다. 전북의 70대 이상 비중은 78.13%로 가장 높았으며 전남 55.91%, 경남 55.78%, 충남 53.57%, 충북 52.78%, 강원 51.54%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 아파트에 대출 만기를 연장하지 않은 초강력 대출 규제 방안을 준비 중이다. 당정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 규제지역에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아파트(일시 만기 상환 기준)가 1만2000가구로 연내 만기가 끝나는 물량은 전체의 83%인 1만 가구다. 금융당국은 규제 시행 이후 대출 만기 연장이 허용되지 않으면 대부분 아파트가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오는 5월9일 양도소득세 중과를 시행하는 데 이어 비거주·고가 1주택에 대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자산을 미리 정리하거나 증여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증여는 고령층 중심의 자산 이전 방식이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증여 시점이 앞당겨지고 있다"며 "집값이 높은 지역일수록 자녀 세대가 자기 자본만으로 주택을 마련하기 어려운 만큼 부모 세대의 증여를 통한 자산 이전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