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열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 분위기는 지난해와 사뭇 달랐다. 이날 기준 주가가 20만원대를 회복한 가운데 주주들은 인공지능(AI) 훈풍 속 메모리 경쟁력을 되찾은 삼성전자에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전했다. 회사 경영진도 사업 경쟁력 제고 방안과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으로 화답하며 올해 실적과 주가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삼성전자는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기관투자자 약 1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57기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현장에서는 정기주총 회의와 올해 사업전략 공유 및 주주와의 대화가 이뤄졌다. 주총장 밖에는 회사의 다양한 사업 경쟁력을 엿볼 수 있는 전시 공간도 마련됐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주주환원 정책이었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 소각 예정 자사주를 최근 주가로 환산하면 약 16조원 규모가 된다"며 "자사주가 소각되면 주주가치 제고에 일조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당 확대 수치도 함께 제시했다. 전 부회장은 "2025년 연간 9조8000억원 정규 배당과 함께 1조3000억원의 추가 배당을 지급할 예정"이라며 "당사가 이미 발표한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개년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경영실적이 좋아지면 배당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경쟁력 확보를 위한 주요 사업전략도 공유됐다. DS 부문의 경우 AI 훈풍에 힘입어 앞으로도 경쟁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엔비디아를 비롯한 고객사와의 관계를 공고히 해 메모리 시장을 적극적으로 선도할 계획이다. 전 부회장은 "메모리 분야에서는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HBM4 등 AI 및 서버향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시장을 대응하겠다"며 "전 제품의 성능과 품질 우위를 확보해 제품 경쟁력을 보다 강화하는 동시에 생산성을 향상해 원가 경쟁력을 지속해서 강화하겠다"고 했다.
또한 "지난해 메모리 경쟁력 회복을 약속했는데 내년에 경쟁 우위를 지켜가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번 하겠다"며 "현재 고객사와 3년, 5년 등 다년 메모리 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공급 계약 가능성을 시사하며 주주들의 기대감을 키웠다는 평가다.
파운드리 분야에서의 활약도 예고했다. 전 부회장은 "GAA 공정 리더십을 바탕으로 사업 기회를 적극 포착해 본격적인 사업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AI 수요를 기반으로 선단 공정 사업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한진만 파운드리 사업부장은 "테슬라와의 공급 계약은 전략적인 미래지향적인 계약"이라며 "파운드리는 최소 3년 이상의 긴 호흡이 필요한 사업이라 앞으로 1년 정도 기다리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DX부문 비전도 공개됐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X부문장)은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AI 기반으로 혁신하고 신성장 동력을 육성하겠다"며 "AI 대중화를 위해 스마트폰·워치·무선이어폰·노트PC 등 갤럭시 AI 기기를 지난해 기준 4억대에서 올해 8억대로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로봇을 비롯한 신성장 동력도 확대한다. 그는 "로봇 사업은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 로봇AI, 핸드 기술과 같은 핵심 경쟁력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며 "고정밀 작업이 가능한 제조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회사 내 다양한 생산라인에 우선 도입하고 향후에는 고지능 다목적 휴머노이드로 발전시키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도 차세대 기술에 대한 투자를 중단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으로 AI·6G·로보틱스 등 미래의 혁신을 이끌어 갈 기술 분야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한편 주주총회에서는 안건 심의와 표결 등이 진행됐다. 안건으로 ▲정관 일부 변경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김용관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허은녕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 등이 상정됐다. 개정 상법에 따라 주주 충실 의무와 집중투표제 등도 정관에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