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최근 혼잡한 중동정세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리스크 점검을 지속하고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인지수사권 부여에 따른 대비태세를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지주에 대한 지배구조 개선안 및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은 다음달 중 발표될 전망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원 2층 대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국내 금융시장은 중동 상황으로 인해 변동성 확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공급망 교란 가능성이 커져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 내부에 있는 중동상황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현 상황에 따른 금융업권 및 산업별 영향과 유동성 및 자금조달 여건 등 잠재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는 중"이라며 "각 업권 및 시장 전문가와 릴레이 간담회를 갖고 위험요소를 선제적으로 파악 및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임 이후 줄곧 강조해온 특사경 인지수사권 부여에 대해선 "지난 16일 자본시장 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하는 관련 개정안이 입법 예고된 가운데 다음달 중순경 개정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이를 계기로 특사경은 기존의 수사 기관의 보조 역할이 아닌 조사 중인 사건에 대해 신속한 수사 개시가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특사경에 대한 권한 남용 우려 해소를 위해 금융위 수사심의위원회에서 수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고 금감원 내부에선 사전 심의체를 운영할 예정"이라며 "이외에도 검찰 파견 자문관 및 수사관과 협업을 강화하고 특사경 전원이 법무연수원이 주관하는 전문 교육을 이수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 지배구조 개선안 추가 검토…"가계부채 총량 80% 적당"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마련 중인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해선 "TF에서의 논의는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상황이지만 정부 차원에서 추가적으로 검토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아마 다음달 중 정도까진 결론이 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고, 이에 관한 입법 일정도 같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이 원장은 "이와 관련된 개정 사항들이 금융사 지배구조법에서 시행되는 시점은 적어도 올 10월쯤으로 예상된다"며 "금융지주사가 금융당국의 감독 방향에 따라 이를 잘 준수해서 실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대해선 "가계부채 총량 관리 목표는 결국 정부가 정하는 사안"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일부 보도에서 나온 것처럼 그 정도(80%)는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그동안 은행권이 여신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의 2분의 1 정도를 관리했다고 하면 앞으로는 그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관리될 가능성이 높다"며 "아마 다음주 정도면 구체적인 방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짚었다.
사업자대출을 두고는 엄정 제재를 약속했다. 그는 "고위험군 대출을 유형별로 나눠 은행권과 상호금융권에 대한 현장 점검에 곧바로 착수할 예정"이라며 "대출 용도 외 사용이 확인되면 금융회사 임직원과 모집인까지 엄중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사업자대출의 용도 외 사용 적발엔 엄정 제재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고위험군 대출을 4개 영역별로 나눠 고위험군을 구분하고 있다"며 "은행권과 상호금융권에 대한 현장 점검을 곧바로 착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위규 행위를 넘어 범죄 행위에 이르는 상황이 되면 형사상 절차 역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불거진 금감원 지방 이전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금융감독기구가 국민에게 위임받은 임무는 금융사와 자본시장을 관리·감독하는 것"이라며 "부득이하게도 금융업권이 서울·수도권에 집중돼 있는데 감독기구가 현장을 떠난다는 건 적절한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