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이 한국에서 구축한 K뷰티 쇼핑 경험을 미국 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문을 연 패서디나점을 찾은 미국 소비자들의 모습. /사진=CJ올리브

CJ올리브영이 세계 최대 뷰티 소비시장인 미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7년간 축적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국내에서 구축한 K뷰티 쇼핑 경험을 현지에 구현하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K뷰티 생태계를 안착시키고 한국식 뷰티 문화를 소비자의 일상으로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지난 5월29일 미국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첫 매장을 열었다. 미국 전용 온라인몰도 같은 날 론칭했다. 6월에는 로스앤젤레스 센추리시티에 2호점을 개점하며 미국 오프라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높였다.


미국 1호점인 패서디나점은 올리브영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플래그십 매장이다. 약 400개 브랜드, 5000여종의 상품을 갖추고 2주 단위로 구성을 바꾸는 큐레이션을 적용해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와 뷰티 루틴을 발견하도록 설계했다. 복합쇼핑몰에 입점한 센추리시티점은 프리미엄·글로벌 고객에게 인지도를 넓히는 역할을 한다. 피부 진단을 통한 맞춤형 제품 추천 등 체험 요소를 강화해 K뷰티를 보다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두 매장 모두 개점 초기부터 오픈런이 이어지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CJ올리브영은 서부에 이어 중남부와 뉴욕 등 동부 상권으로도 오프라인 거점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올가을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에 3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에서 총 5개 매장을 확보할 예정이다.

세포라도 뚫었다…한국식 뷰티 문화 수출

CJ올리브영 패서니다점에서 고객이 피부 진단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CJ올리브영

직접 출점과 함께 현지 유통망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 세포라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오는 20일부터 미국 전역 580여개 세포라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에 '올리브영 K뷰티 에딧'(Olive Young K-Beauty Edit)을 선보인다. 단순한 상품 진열을 넘어 K뷰티의 다양성과 트렌드를 현지 시장에 소개하는 공간으로, 19개 K뷰티 브랜드의 150여종 제품을 엄선해 선보일 예정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미국 전역에 수백개의 매장을 보유한 세포라와 협업은 현지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빠른 시간 안에 확대해 미국 사업이 탄력을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미국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스킨케어 카테고리의 다양한 제품군을 소개하는 방향으로 더 뾰족하게 큐레이션해 K뷰티 소비층의 저변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확대를 뒷받침할 물류 인프라도 선제적으로 구축했다. CJ올리브영은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 블루밍턴에 약 3600㎡ 규모의 북미 물류 거점인 '미국 서부센터'를 마련했다. 미국 오프라인 매장과 미국 전용 온라인몰은 물론 세포라 K뷰티 에딧 입점 브랜드의 물류까지 지원하는 북미 공급망의 핵심 거점이다

올리브영은 미국에서 자체 채널과 현지 유통망을 병행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직영 매장에서 K뷰티 브랜드를 깊이 경험하게 하고, 세포라를 통해 이를 미국 주류시장으로 확산시키는 구조다.

핵심은 한국에서 검증한 K뷰티 쇼핑 경험을 미국 시장에서 구현하는 것이다. 발견형 쇼핑과 큐레이션, 체험 중심의 매장 운영으로 현지 소비자를 한국의 뷰티 문화에 몰입시키고 다양한 K뷰티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하는 전략이다.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한국 뷰티 문화 자체를 수출해 K뷰티 소비층을 넓히려는 구상이다.

김도영 올리브영 글로벌MD사업부장은 "미국 단독 매장이 K뷰티의 다채로운 매력과 제대로 된 뷰티 루틴을 깊이 있게 체험하는 공간이라면, 세포라는 더 넓은 현지 고객에게 K뷰티를 친숙하고 빠르게 확산하는 채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A서 '올리브영 페스타'…KCON 연계로 접점 확대

지난 5월 일본에서 열린 '올리브영 페스타 JAPAN 2026' /사진=CJ올리브영

K뷰티 소비 경험을 현지에 이식하는 전략은 뷰티 페스티벌 '올리브영 페스타'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오는 14일부터 사흘간 미국 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페스타는 'KCON LA 2026'과 연계해 진행된다. 홍대·명동·성수·강남 등 서울 대표 상권을 본뜬 'K뷰티 플레이그라운드'로 조성해 글로벌 소비자가 새로운 K뷰티 브랜드를 발견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페스타에는 55개 K뷰티·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참여해 제품과 브랜드를 직접 소개한다. K팝과 K푸드 등 K컬처를 즐기기 위해 KCON을 찾은 글로벌 소비자에게 K뷰티를 자연스럽게 경험하도록 하는 동시에, 국내 중소·인디 브랜드가 현지 소비자와 직접 만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기회를 마련했다.

올리브영의 미국 사업 확대는 국내 중소 K뷰티 브랜드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체 해외 유통망이 부족한 중소 브랜드가 올리브영과 세포라를 통해 미국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세포라는 미국 전역에 촘촘한 유통망을 갖추고 있어 올리브영 입점 중소 브랜드에는 훨씬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미국 소비자들이 한국에 오지 않아도 올리브영이 검증한 K뷰티 제품을 현지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는 만큼 K뷰티 확산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