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전망치의 절반 이하인 1.5% 수준으로 관리한다. 오는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목표를 80%로 잡고, 현재 약 89%인 비율을 4년 안에 10%포인트 가까이 끌어내리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이억원 위원장 외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국세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기관과 업권별 협회, 5대 시중은행 등이 참석했다.
가계부채 관리 노력으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1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금리 인하, 주택시장 과열 양상 등에도 불구하고 다각적인 관리 노력 등에 따라 하향 안정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주요국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다 차주와 금융회사의 주택담보대출 취급 유인이 지속되고 있어 고강도 관리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수준, 주택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엄격한 가계대출 총량관리 기조를 유지한다. 올해 총량관리 목표를 2025년도 실적(증가율 1.7%)보다 한층 강화해 경상성장률 전망치(약 4.9%)의 절반 이하 수준인 1.5%로 설정한다.
중장기 로드맵을 통해 2030년까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7년 84.8% ▲2018년 86.8% ▲2019년 89.6% ▲2020년 97.1% ▲2021년 98.7% ▲2022년 97.3% ▲2023년 93% ▲2024년 89.6% ▲2025년 88.6%다. 여기에 민간·정책금융간 적정 공급비중 등을 감안해 정책대출 비중을 현행 30% 수준에서 20%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아울러 올해 목표 설정시 2025년도 목표 미준수 금융회사에 대한 엄격한 페널티를 부여한다. 2025년도 관리목표를 크게 초과한 새마을금고에 대해서는 2026년도 관리목표를 +0원으로 설정하고, 필요시 오는 2027년 관리목표에서도 추가 차감을 적용할 계획이다.
가계대출 관리목표 외 주담대 관리목표를 신설해 주담대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주담대는 확대하고 기타대출은 축소하는 일부 금융회사의 편법적 가계대출 관리유인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당국은 주담대는 금융회사의 월별 가계대출 증가규모의 일정비율 이하로 관리하되, 전년도 주담대 취급실적 등을 감안해 차등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월별·분기별 관리목표 설정을 통해 연말에 발생하는 '대출절벽' 발생 우려를 완화해 나갈 계획이다.
가계부채 총량관리 과정에서 서민 취약차주 등에게 과도한 자금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회사의 올해 가계대출 관리실적 집계시 정책서민금융, 민간 중금리 대출 취급분 등에 대한 예외 인정 물량을 확대한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연장은 원칙적으로 불허한다. 다만, 다주택자 여부 확인 시 매도계약이 체결된 주택, 어린이집, 준공 후 미분양주택 등 규제 적용이 곤란한 경우 등은 주택 보유 수에서 제외한다.
주택을 즉시 매도하기 어려운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만기연장을 허용한다. 특히, 임차인이 있는 경우에는 이날 기준 유효하게 체결된 임대차계약종료일까지 만기연장을 허용해 임차인을 보호하되, 무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오는 12월 31일까지 허가관청에 토지거래허가신청을 접수하고, 허가일로부터 4개월 내 취득하는 경우에는 토지거래허가제도상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계약종료일까지 유예해 다주택자의 신속한 매물 출회를 적극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금융권의 준비기간 및 차주의 대출상환계획 수립기간 등을 감안해 이달 17일부터 시행한다. 이날부터 이달 16일 중에 만기가 도래하는 주담대에 대해서는 종전 규정에 따라 만기연장 심사가 진행된다. 토지거래허가 관련 보완조치는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을 거쳐 4월중 시행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제는 부동산 시장과 금융의 절연을 선언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전 금융권이 비상한 각오로 총량관리 목표 달성, 다주택자의 만기 연장 제한, 대출규제 위반 행위 점검 등을 철저하게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