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관련 문항을 부정거래 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영어 '일타강사' 조정식씨 측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사진은 '일타강사' 조정식 모습. /사진=스타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관련 문항을 부정거래 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영어 '일타강사' 조정식씨 측이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3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박강균 부장판사는 청탁금지법 위반 및 업무상 배임 교사 혐의를 받는 조씨 등의 첫 공판 기일을 열었다. 공판기일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다. 이날 조씨 역시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조씨는 2020년 12월 자신의 강의용 교재를 제작하는 업체 소속 A씨에게 수업에 사용할 영어 문항을 현직 교사에게 받아줄 것을 지시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는다. A씨는 영어 문항을 제작해주는 대가로 전현직 교사 2명에게 총 67회에 걸쳐 8351만원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씨는 2021년 1월 A씨에게 시중에 풀리지 않은 수능 특강 교재 파일을 현직 교사 B씨를 통해 미리 받아달라는 취지로 제안한 혐의(업무상 배임 교사)도 받는다. B씨는 출판 전이던 '2022학년도 수능 특강 영어독해 연습' 교재 파일을 조씨와 A씨에게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조씨 측은 "시장 가격대로 거래가 이뤄졌고 청탁금지법상 사적 거래로 정당한 거래에 해당한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A씨와 B씨 역시 사적 거래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재판부는 청탁금지법에서 명시한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의 이행 등 정당한 권원에 의해 제공되는 금품 등'에 대한 해석이 핵심 쟁점이라고 지적했다. 권원은 어떤 행위를 정당화하는 법률적인 원인이다.

재판부는 "해당 법률이 사적 거래를 전부 틀어막는 건 아닐 것"이라며 "거래에 의한 금품 수수는 예외로 인정될 것"이라고 검찰의 기소 요지를 명확히 해줄 것을 명했다. 이어 "결국은 청탁금지법의 입법 취지를 어떻게 봐야 할지의 문제"라며 "일정 범위 내에서 정당한 권원에 대한 수수는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것인데 그 범위를 어떻게 봐야 할지에 대해 숙고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는 피고인과 검찰 양측에 의견을 밝히고 가능한 한 청탁금지법의 입법 취지, 입법 과정, 해외 입법례 등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소위 말하는 '사설학원 카르텔'이라고 하는 사건에서 기소가 안 된 사건의 처분 이유가 '사적 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 검찰 측과 피고인 측이 입장을 밝혀 심의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조씨와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타강사 현우진씨의 재판은 오는 24일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