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 사진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가 23일 열렸다. 부동산 전문가와 실수요자, 공인중개사, 부동산 유튜버, 맘카페 운영진 등 14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3시간 넘게 진행됐다. 정부의 내년도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열린 이번 토론회의 최대 관심사는 이른바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재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것인지, 세부담을 늘린다면 얼마 이상 가격의 아파트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였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 대통령은 '초고가 주택'과 관련해 "억지로 집값을 낮추자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사회적 부담을 상응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1주택자라도 이른바 초고가의 '똘똘한 한 채'에 대해선 보유세 부담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다만 "보유세를 통상적인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려면 최하 3배는 올려야 한다"면서도 "지금 당장 3배를 올리면 거의 폭동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겠나"라고 했다. 보유세 실효세율을 높일 방침이지만, 인상의 속도는 조절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보유세를 차등 부과하기 위한 아이디어도 내놨다. 일반적인 1주택을 기준으로 '적정 기본 보유 부담'을 정한 뒤 호화·초고가 주택, 다주택, 명백한 투기 목적의 비거주 주택에는 가중 요소를 더하고, 실거주 용도나 서민·중산층용 주택, 지방 지역 요인에는 감면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일정 가격 이상의 고가 아파트에 종부세, 재산세를 더 물리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간 세제개편 구상인데,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규제 완화, 용적률 확대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촉진하겠다는 서울시의 주택공급 계획과 중앙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부딪힐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정비사업과 관련해 "총 가구 수가 오히려 줄어드는 측면도 있다"며 공급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토론회 참석자는 "가구 수가 줄더라도 주택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신축 아파트를 공급하는 효과를 무시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다른 의견을 내기도 했다.

참석자들의 민원성 의견에도 일일이 대응하느라 핵심 쟁점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이 이뤄지지 못한 게 이날 행사의 한계였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매매·전세·월세 '트리플 강세'를 초래한 데 대한 부동산 당국의 반성이 없었다는 점도 아쉽다. 부동산 당국은 '정부 입맛'에 다소 맞지 않더라도 합리적, 건설적인 국민 제안들을 잘 골라내 향후 내놓을 세제 개편안, 주택공급 대책에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 포퓰리즘 성격의 정책도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