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청년가구의 자산 격차를 확대하는 요인에 대한 분석과 정책 제언이 나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신혼 청년가구의 자산 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자가점유와 부모 자산 이전, 부채 구조 등을 지목했다. 단순한 소득 격차를 넘어 자산 형성 경로 자체가 계층별로 다르게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위원은 14일 한국금융연구원과 한국금융학회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정책심포지엄에서 '신혼 청년가구의 자산 격차 발생 요인 분석'을 주제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가구주가 20~39세인 기혼 청년가구 중 부모로부터 분가한 지 약 5년 이내 신혼 가구를 중심으로, 분가 이후 5년간 순자산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했다. 자료는 한국노동패널을 활용했으며 계층별 차이를 정교하게 파악하기 위해 무조건부 분위회귀 방식이 적용됐다.

분석 결과 자가점유(자기 집 거주)는 전체적으로 청년가구의 순자산을 끌어올리면서도 불평등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다만 그 효과는 중간 계층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는 '역 U자형' 구조를 보였다. 상위 계층일수록 자가점유 비중이 높음에도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은 것은 투자 목적의 주택 보유 비중이 크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부채는 계층 간 격차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높아질수록 하위 계층에서는 순자산이 감소하는 반면, 상위 계층에서는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이 확인됐다. 하위 계층에는 상환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상위 계층에는 자산 증식을 위한 레버리지로 활용된다는 설명이다.


부모 자산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부모의 순자산이 증가할수록 청년가구의 상위 계층 순자산이 더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세대 간 자산 이전이 청년층 내부 불평등을 확대하는 경로로 기능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영향은 박 연구위원이 미혼 가구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나, 기혼 가구에서는 뚜렷하게 나타나 혼인이 부모 자산 이전의 주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수도권 거주 여부는 일관된 결과를 보이지 않았지만, 일부 분석에서는 중상위 계층의 자산 증가와 연결되며 불평등 심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높은 주거비 부담과 자산 가격 상승 기회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박 연구위원은 "청년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정책이 오히려 계층 간 격차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며 "주택 구입 지원 정책은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고 수도권 주택 정책은 공공임대 등 주거비 경감 방안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채 역시 상환 능력 범위 내에서 관리하고 소득 창출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향후 경제 성장과 함께 자산 증여가 본격화될 경우 청년층 내 자산 불평등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책 설계 과정에서 계층별 영향 차이를 보다 정밀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