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호황 속 코스닥이 지지부진하다. 사진은 2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황이 표시되는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코스닥의 하락률이 코스피보다 더 크다. /사진=뉴시스

'코스피'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고공행진 중이지만 '코스닥'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의 국민성장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자금 흐름이 코스닥 시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일까지 코스닥 상승률은 13.46%에 그친 반면 코스피는 108.54% 상승하며 5000선부터 8000선을 차례로 돌파했다. 코스닥은 지난 4월27일 1229.42를 기록하며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지만 이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상황.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의 낮은 신뢰도와 5월 이후 코스피의 초대형주로의 쏠림 현상으로 인해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5월 강세장 속 코스피와 코스닥 간 수익률 극단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1분기 실적 종료 속 전쟁 종료 기대감으로 금리와 유가 불안이 줄어든 가운데 개인의 수급이 반도체 등 소수 주도 업종으로 몰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낮은 신뢰도와 함께 초대형주 위주의 이익 개선 및 쏠림 현상 강화로 소외가 지속되고 있다"며 "지수보다 시가총액만 늘어나는 기형적인 구조가 굳어졌고 소수 종목에 의한 급등락 반복은 시장 신뢰를 낮췄다"고 봤다.


코스닥 시총은 11%가 늘어났음에도 반복적인 물적 분할과 유상증자, 주주환원 부재가 맞물려 지수 연평균 수익률은 2%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코스닥 특유의 취약한 수급 구조도 불신을 부채질했다고 지적했다.

윤 연구원은 "코스닥은 개인 비중이 절대적인데 특정 테마의 급등락이 계속되며 장기 및 대규모 자금 유입이 제한되는 구조가 오랫동안 계속됐다"며 "이는 최근 코스피 반도체 종목의 급등과 맞물려 1996년 코스닥 시장 개설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의 상승률이 역대 최대로 벌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연기금 유입·코스닥 '프리미엄' ETF, 투자 기반 개선 기대

정부는 코스닥 활성화를 추진하며 국민성장펀드 자금의 코스닥 유입을 추진한다. 사진은 지난 5월22일 국민성장펀드가 판매되는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영업점. /사진=뉴스1

이처럼 두 시장의 격차가 벌어지자 정부는 최근 코스닥 활성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금융당국은 코스닥 제도 개편과 함께 5년간 150조원 규모로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자금 유입을 이끌 방침이다. 국민성장펀드는 AI에 30조원, 반도체에 20조9000억원, 바이오와 백신에는 11조6000억원을 배분한다. 이차전지에는 7조9000억원, 미디어 및 콘텐츠 분야에는 5조1000억원가량이 배분될 예정이다.

윤 연구원은 "국민성장펀드의 자금 배분은 코스닥 비중이 높은 AI와 반도체, 바이오, 로봇 산업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며 "여기에 정부가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에 대한 신규 자금 공급도 제도적으로 보장해 자금 조달 리스크가 컸던 적자 성장 기업의 디스카운트 해소도 기대된다"고 했다.

코스닥 수급 다변화와 기관 자금 유입도 긍정 요소다. 지난 1월29일 정부는 '2026회계연도 기금 운용평가 지침'에서 기금의 평가 기준수익률(벤치마크)을 코스피 100%에서 코스피 95%+코스닥150 5%로 변경했다.

윤재홍 연구원은 "2025년 기준 4대 기금 전체 자산 규모는 1800조원이고 정부 기금 운용평가 대상 연기금 중 3대 연기금의 국내 주식 운용 규모는 401조원 규모"라며 "일부만 코스닥으로 이동해도 시장 수급 영향은 적지 않은데 5%만 추가 유입돼도 약 20조원 이상의 수급이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운용 편의성을 감안하면 ETF를 통한 자금 유입도 기대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ETF를 통한 자금 유입도 계속되고 있다. 2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코스닥 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지난 1일 기준 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ETF 전체 자산은 12조9000원 규모며 2026년 5월까지 코스닥 ETF를 통한 외국인 순매수는 3670억원, 연기금은 16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코스닥 승강제도 ETF 수급을 강화할 전망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 중으로 코스닥 승강제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고 가칭 '프리미엄 지수' 설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프리미엄 지수는 코스닥의 최상위 우량 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이를 연계한 ETF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승강제의 가이드라인이 구체화하면 시장이 다시 한번 주목받을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시총 상위 대형 성숙 기업을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대표지수가 만들어지고 이와 연계된 ETF가 도입되면 기관 등의 투자 기반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