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급등하는 테마주가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다만 테마주의 경우 기업 가치와 실적이 아닌 정치나 사회적 이슈에 따라 주가가 크게 움직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테마주란 특정한 주제에 따라 방향이 움직이는 종목군을 뜻한다. 특정 호재나 인물, 이슈에 따라 '수혜주'로 주목받는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특정 산업의 호재, 정치인의 선거 당락부터 사건·사고, 지역 개발 소식까지 그 소재는 다양하다.
최근 온라인과 SNS상에서는 한성기업과 모나미 등이 '애국 테마주'로 불리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회 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거나 오랜 기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토종 기업들이 저조한 시가총액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자 이들을 구하자는 움직임이 확산한 것.
한성기업은 게맛살 제품인 '크래미'로 잘 알려진 기업으로 20년 넘게 UN군 참전용사를 위한 음악회를 개최해왔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탔다. 모나미는 이전부터 '애국 테마주'로 분류돼왔던 국산 필기구 기업으로 2019년 한일 무역분쟁 당시 국산을 사용하자는 움직임에 실적과 주가가 치솟은 바 있다.
2026년 7월 시가총액이 저조한 코스피 상장사의 상장폐지 기준이 300억원으로 높아지자 이들은 위기에 놓였다. 지난 1일 기준 한성기업의 시총은 267억원, 모나미의 시총은 238억원이었다. 그러자 애국하는 토종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퍼지며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확대됐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한성기업 주가는 237.67% 급등했다. 시가총액은 267억91만원에서 901억6215만원까지 크게 늘어났다. 지난 6일부터 8거래일 연속 상승했으며 세 차례 상한가를 찍었다. 결국 주가 과열에 한성기업은 16일 하루 동안 거래가 정지됐다.
모나미 주가 역시 같은 기간 173.41% 급등했고 시가총액 역시 238억1060만원에서 651억122만원까지 증가했다. 최근 6거래일간 4차례에 걸쳐 20% 이상의 상승률을 찍었고 상한가도 두 차례 기록했다. '돈쭐(돈으로 혼쭐내기)'이 증시로 번지자 두 기업은 투자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다만 '애국 테마'에 따른 급격한 상승세를 의식한 듯 커다란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송재화 모나미 사장은 자필 감사문을 통해 "최근 확산하는 응원 물결을 보며 깊은 감동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상장폐지가 될 수 있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믿고 응원해주시는 데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 좋은 제품과 품질로 보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책 이슈·선거철·사회 이슈에 따른 테마주 급등…"실적 아닌 주가 상승만으로 추종 매수 신중해야"
다만 이들 기업은 실적이 아닌 '테마'를 바탕으로 주가가 급등한 기업이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그간 애국 테마주 선두주자로 나섰던 한성기업이 투자 과열로 거래가 정지되자 투자 심리는 타 기업으로도 옮겨가고 있다.
온라인 종목토론방 등지에는 이른바 '애국 테마' 기업들의 리스트가 만들어져 공유됐고 관련 종목들은 일제히 상한가를 찍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애국 테마주'로 불리는 에넥스와 비비안, 모나리자 등은 일제히 상한가를 찍었다.
에넥스는 인테리어 및 가구 기업으로 아동 보육시설과 복지기관에 학생용 가구를 기부해 온 사실이 알려지며 애국 테마주에 들어갔다. 비비안은 1957년 설립돼 1976년 상장된 국내 최대의 여성용 언더웨어 기업이며 모나리자는 화장지 및 위생용품을 만드는 기업이다. 비비안과 모나리자는 소비재 회사로 과거 2019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 수혜를 봤던 바 있다.
문제는 이들의 성과다. 2026년 1분기 에넥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59% 감소한 466억8799만원을 기록했고 28억7329만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됐다. 모나미 역시 1분기 영업적자가 전년 동기 대비 19억8963만원이 급증한 27억1861만원을 기록했다. 테마 흐름을 타며 주가는 뛰지만 정작 본업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테마주 투자를 유의해야 하는 이유는 '테마'가 식으면 급격히 주가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7월 초에는 정부의 호남 반도체 투자 프로젝트 발표에 따라 금호건설이 급등했었고 2025년 연말에는 강남 고속터미널 재개발 이슈로 천일고속과 동양고속이 급등세를 보였었다.
금호건설은 2주 남짓한 기간 동안 250% 넘게 뛰었지만 지난 10일 52주 최고가를 찍은 뒤 일주일 만에 44.84% 급락했다. '고터 재개발 테마주'였던 동양고속과 천일고속은 각각 52주 최고가 대비 68.5%와 84.72% 급락했다.
이에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에 투자한다는 당초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좋은 의도로 '애국 기업'에 투자했지만 이후 주가가 급락한다면 결국 피해는 투자자가 입는다. 이에 전문가들은 테마주에 투자하더라도 종목 자체의 실적과 주식 가치 등 기초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차후에 주가 급락에 따른 투자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테마주는 관련 뉴스에 따라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거래량이 급등하고 주가 상승 사실 자체가 주가를 다시 끌어올리는 '수급 쏠림'이 나타난다"며 "하지만 시장의 테마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주가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실적이 저조하거나 주식 가치가 낮은 기업이라면 더 유의해야 한다. 급등한 만큼 급락도 쉽기 때문에 손해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테마주는 악재가 없더라도 차익실현 물량만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테마를 넘어 실질적인 사업 연관성이나 수혜 가능성, 실적 기여를 충분히 확인해 유의해야 하며 주가 상승만을 근거로 추격 매수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