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 후반기를 이끌 국회의장단이 5일 본회의에서 선출됐다. 지금 국회는 극심한 진영 대립 속에 협치가 실종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입법부 수장이자 국가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의 책임은 어느 때보다 무겁다. 국민이 신임 의장에게 거는 기대도 분명하다. 특정 정파의 이해관계를 넘어 의회민주주의의 본질인 대화와 타협을 복원하는 일이다.
이번 6·3 지방선거는 정치권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민주당은 전국적으로 우위를 점하며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정치적 상징성이 큰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유권자들은 국정 안정에 힘을 실어주면서도 권력 집중에 대한 견제 의사를 함께 보여줬다. 여당에는 책임을, 야당에는 쇄신을 요구한 복합적 메시지였다.
지방선거가 보여준 민심은 후반기 국회에도 예외일 수 없다. 여당이 압도적 의석수만 믿고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거나, 야당이 대안 없는 반대와 장외투쟁에 매달리는 것은 국민이 원하는 정치가 아니다. 그 첫 시험대가 원 구성 협상이다. 법제사법위원장 등 주요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충돌이 벌써 예고되고 있다. 대통령 관련 공소취소 논란과 검찰개혁, 개헌 문제 등 여야가 첨예하게 맞설 현안도 적지 않다. 자칫 후반기 국회 역시 시작부터 정쟁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국회의장의 중재 역할이 중요하다. 국회의장은 다수당을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다. 다수의 힘이 민주주의의 원칙을 벗어나지 않도록 조정하고, 소수의 목소리가 배제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자리다. 국회법이 의장의 당적 보유를 금지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의장석에 앉는 순간 정당이 아니라 국회 전체를 대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조정식 신임 의장이 당선 인사에서 국민주권과 사회적 대화, 민생 입법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의미가 있다. 개헌 역시 후반기 국회가 외면할 수 없는 과제다. 그러나 국회의장의 역할은 입법의 속도를 높이는 데 있지 않다. 첨예한 갈등을 조정하고 여야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있다. 조 의장이 제시한 비전도 대화와 협치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보여준 민의는 절제와 균형이었다. 국민은 일방적 독주도, 발목잡기도 원하지 않았다. 책임 있는 협치를 요구했다. 신임 국회의장은 그 뜻을 가장 앞에서 실천해야 할 위치에 있다. 여야의 대화를 복원하고 갈등을 조정하며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 그것이 후반기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