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국회의장이 28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의장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야당이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조정식 국회의장의 개헌 발언에 반발했다. 현행 헌법상 현직 대통령의 연임과 중임이 불가능하다고 밝혀온 우원식 전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의 입장과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오후 4시45분 국회 본청 당대표실 앞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지금의 헌법 정신을 거스르고 정말 연임 개헌을 추진한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내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조정식 의장을 특보(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로 데려가더니 이런 개헌을 하기 위한 특별교육을 시켰던 모양"이라며 "(이재명 정부에) 1년도 무섭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앞으로 4년도 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절대 연임하지 않겠다는 말을 하지 않더니 드디어 속내를 드러냈다"며 "그동안 5·18 정신, 선관위(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혁 이야기를 할 때마다 원포인트 개헌을 이야기했지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연임하기 위해 여기저기 계속 찔러봤던 것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조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이 개헌에 반대하는 이유가 현직 대통령의 임기 연장 때문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지금 그것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 아닌가"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권력 구조 개편과 관련해서 현직 대통령의 개헌 문제 이런 것은 결국 주권자인 국민의 여론과 국민의 선택에 달린 문제"라며 "여러 정치적 당사자들이 그것에 대해 어떻게 합의하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사진=뉴스1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현직 대통령 연임은 현행 헌법상 금지돼 있으며 이 부분은 개헌 논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이걸 논의하겠다고 한다면 일체의 개헌 논의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원식 전 의장조차도 연임 개헌을 하더라도 현직 대통령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며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 법제처장, 심지어 조정식 국회의장까지 이 백해무익한 논의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조정식 의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을 위해 총대를 메기로 한거냐"며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 구상이 포함되는 개헌 논의에는 일체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또 "불필요한 갈등이 커지지 않도록 이재명 대통령 스스로 연임은 없다고 선언하길 바란다"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서면 입장을 통해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며 "국회의장이 소위 돌격대를 자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픽(뽑은) 국회의장이 이 대통령의 죄는 몽땅 지우고 개헌해서 연임까지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 7월27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주식 시장이 패닉인 날 한 쪽에서는 대통령의 연임을 논의하고 있다"며 "가성고처원성고(歌聲高處怨聲高), 변학도의 연임을 논의하는 거냐"고 적었다. 가성고처원성고는 춘향전에서 암행어사 이몽룡이 변학도의 생일잔치에서 읊은 한시 구절로 노랫소리가 높은 곳에 백성의 원망 소리도 높다는 뜻이다.

이동훈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이 바라는 것은 정략적 연임 개헌이 아니다"며 "중단된 재판이 법과 원칙에 따라 재개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 제128조 제2항은 특정 권력의 임기 연장을 위한 개헌을 막기 위해 존재한다"며 "우원식 전 국회의장도 '현직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음에도 조 의장은 '국민의 선택'이라는 말로 헌법 정신을 우회하려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음모론으로 규정해 왔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4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장동혁 대표는 개헌안 내용과 무관한 대통령 연임 문제를 끌어들여 정쟁화에 나섰다"며 "전형적인 거짓 선동"이라고 했다.

조 의장은 연임 개헌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야당의 해석에 대해 이날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