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6·3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을 확정한 이튿날 서울시 1급 이상 고위공무원들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오 시장의 직전 재임에선 없던 인적 쇄신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기획조정실장·경제실장·복지실장·교통실장·주택실장·재난안전실장·서울아리수본부장 등 1급 이상 간부 전원이 최근 행정국장을 통해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정상훈 행정1부시장과 김성보 행정2부시장, 박찬구 정무부시장 등 부시장단도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민경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오후 언론 브리핑에서 "부시장을 포함한 1급 이상 간부들이 사표를 제출했다"며 "민선8기에서 9기로 넘어가는 새로운 출발과 조직 혁신을 위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사표 수리 여부는 인사권자인 시장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새 기관장 취임에 따른 조직 개편을 목적으로 고위직들이 일괄 사의를 표명하는 형식상의 과정으로 해석하지만, 이번 조치를 단순 관례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서울시 인사과에 따르면 4년 전 오 시장의 재임 당시에는 일괄 사표 제출이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올 초 승진한 부시장단을 포함한 사의 표명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시 내부의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급 이상 간부에게 일괄 사표를 받은 것이 절대 흔한 사례는 아니다"면서 "조직 내부에서 이번 인사의 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1년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취임 직후에도 대규모 고위직 교체가 단행됐다. 당시 서울시 고위 간부 상당수가 퇴진하거나 산하기관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때문에 이번 조치가 대규모 인사 물갈이의 신호탄으로 관측된다.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있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일괄 사표 제출이 특이한 조치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조직 개편과 인사 혁신을 위한 절차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선9기 시정을 정비하기 위한 상징 인사의 성격이 강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주요 현안이 산적한 부서의 경우에는 유임 가능성이 크다. 핵심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는 사업 연속성을 고려해 자리를 지킬 수 있을 전망이다.
오 시장은 아직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선9기 임기는 다음 달 1일 시작된다. 조직 개편과 함께 후속 승진·전보 인사가 차례대로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