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 개미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9일 코스피 종가가 표시된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뉴스1

"단기 조정을 거쳐 다시 반등하고 연내 1만 포인트도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지수가 연일 급락한 것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불과 4거래일 전만해도 장중 최고 8933.62포인트를 찍는 등 9000 돌파 직전까지 갔다가 이후 지수가 급락했지만 과열된 시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단기 조정 국면으로 보이고 여전히 반등 요소가 가득한 만큼 다시 치고 올라갈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최근 지속해서 매수세를 주도했던 개미투자자들은 코스피 급락에도 흔들리지 않고 '저점 매수' 기회로 삼으며 지수 방어에 적극 힘을 보탰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12.52포인트(8.18%) 급등한 8096.93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거래일(6월4·5·8일) 동안 코스피지수는 각각 ▲8639.41(-162.08포인트, -1.91%) ▲8160.59(-478.82포인트, -6.23%) ▲7484.41(-676.18포인트, -9.93%)를 기록하며 크게 떨어졌지만 이날 4거래일 만에 다시 반등했다.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는 동안 개미투자자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최근 22거래일(5월7일~6월9일) 동안 외국인은 순매도에 나섰지만 개미투자자들은 단 4거래일만 팔고 나머지 18일은 사들였다.


이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71조3318억원을 털고 떠난 반면 개미투자자들은 18거래일 동안 62조8548억원을 사고 4거래일만 5조2734억원을 팔았다.

개미투자자들은 코스피가 급락세를 보인 최근 3거래일(6월4·5·8일)에도 11조3억원을 사들여 9조6945억원을 판 외국인과 대조를 이뤘다. 이들은 다시 상승세로 전환된 9일에는 동반 매도세를 보였지만 개인은 6181억원, 외국인은 3배가 넘는 2조36억원을 팔았다.

코스피지수가 올 초 사상 첫 5000을 돌파한 뒤 빠른 속도로 우상향 흐름을 보이자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기존 9000포인트에서 1만2000포인트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 장기화와 밸류업 프로그램이 추가 리레이팅(기업가치 재평가)을 견인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코스피지수의 가파른 우상향 흐름과 갑작스런 급락에도 개미투자자들이 "지금이 가장 싸다"는 인식 아래 '저점 매수'의 기회로 삼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수익률 극대화에 매몰되지 말고 다양한 변동성을 살피는 투자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수익률 극대화보다 변동성을 견디는 능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한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급락장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가격 하락 자체보다 강제 청산"이라며 "좋은 자산도 강제 매도가 발생하면 회복을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는 테마와 모멘텀보다 이익 가시성, 현금흐름, 재무 안정성이 중요하다"며 "국내 증시의 가격 결정력은 여전히 외국인·기관 수급에 크게 좌우되고 개인투자자의 저가매수만으로는 시장 추세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들의 수급 흐름과 환율 안정 신호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AI 산업의 성장은 공격적인 투자 계획과 이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금리·인프라(데이터센터) 등 현실적인 제약의 충돌을 겪으며 진행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단기적으로 높은 주가 상승률이 야기하는 변동성, 금리 상승에 따른 AI 투자의 속도 조절 가능성으로 순항하던 반도체 중심의 코스피 상승 과정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하반기 이후에도 한국 반도체 업황은 여전히 강한 성장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속도 조절과 추세 판단에 신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