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미국의 이란 공격 가능성에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협상을 지연시킨다며 강력한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위협하자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부각됐다.
10일(현지시각)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4.14% 상승한 91.85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8월물은 0.26% 상승해 95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아파치 공격헬기 격추에 따른 미국 중부사령부의 보복 공습을 언급하며 "어제 그들을 강하게 공격했다"며 "오늘도 다시 강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소셜미디어에서도 이란이 핵심 쟁점에 대한 협상을 지나치게 지연시키고 있다며 이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피터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도 "미군 중부사령부가 바빠질 예정"이라며 "미국은 오늘 밤 이란을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밤 단행될 공습은 이란 내 핵심 시설들을 폭격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미국의 외교적 입지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한국시각으로 오전 6시 미국의 이란 공습이 개시됐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이란 내 여러 표적 공격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으며 추가적인 자위권 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미국이 비밀 작전을 통해 원유 1억배럴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도록 지원했다며 유가 급등을 막았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시장은 중동 공급 차질 위험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인 리스타드에너지는 걸프 지역의 6개 산유국에서 일일 1180만배럴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현대 석유 산업 역사상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리스타드에너지는 "현재까지 누적된 생산 차질 규모는 10억배럴을 넘어섰다"며 "전쟁이 한 달 더 지속되면 추가로 3억5000만배럴 어치의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계산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한다. 시장에서는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경우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