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분출하는 가운데 거취 압박을 받는 여야 대표가 엇갈린 대응에 나섰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텃밭인 광주를 찾아 지지층 민심에 호소했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공개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잠행 모드에 들어갔다.
정 대표는 12일 광주를 찾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전남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지방선거 이후 정 대표의 거취를 압박하는 당내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을 찾은 것이다.
정 대표는 "호남은 민주당의 부모와 같은 존재"라며 "잘난 자식이든 못난 자식이든 늘 품어주시는 부모님처럼, 민주당이 부족해도 늘 품어주시고 아껴주시는 호남에 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 민주주의의 성공이자 5·18 정신을 올곧게 계승 발전시키는 일"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여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당내에선 정 대표의 호남행을 두고 오는 8월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호남은 수도권과 함께 민주당 권리당원 비중이 큰 지역으로 꼽힌다. 당내 일각에서는 정 대표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연임 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 대표가 이재명 정부를 언급하며 단합을 요청했지만 친명계(친이재명)를 중심으로 불출마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정 대표를 향한 친명계 의원들의 압박이 이어졌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황명선 최고위원은 "이번 6·3 지방선거는 승리하지 못하고 실패했다"며 "저를 포함해 당 대표와 지도부 모두가 부족했다"고 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뻔뻔한 지도부라고 이야기한다"며 "그래선 안 된다"고 했다.
한편 장동혁 대표는 이날 별도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숙고에 들어갔다. 당내에서는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내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는 늘 책임을 중시해왔다"며 "장 대표가 진정 스스로 보수라 생각한다면 이제 그만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즉각적인 사퇴에는 선을 긋고 있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선거관리위원회 대응 문제를 먼저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 대표는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대한민국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며 "당 지도부에 어떤 선택을 요구하려면 110명의 의원들께서 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답을 먼저 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