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상호금융권 감독체계 개편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새마을금고 등 일부 상호금융권에 대해서는 감독체계가 "형해화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지방 이전 논의와 관련해서도 "현장 감독기관이 현장을 떠나 어디로 가겠다는 것이냐"며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상호금융 감독체계 일원화 필요성에 대해 "동일 기능에는 동일 규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은 전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상호금융 쪽은 규제체계가 미흡한 부분이 많다"며 "신협은 그나마 나은 편이고 다른 상호금융은 더 심하다. 새마을금고는 더더욱 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 역할을 하는 모든 영역에서 감독체계가 거의 없거나 형해화된 수준인 부분이 있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정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계속 갖고 있다"고 했다.
새마을금고 감독체계 개편 논의에 대해서는 "지방선거가 끝나면 관련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감독기관이 현장 떠나나"…금감원 이전론에 부정적
공공기관 지방 이전 논의가 다시 불거지는 가운데 금감원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기존 문제의식을 유지했다. 이 원장은 "현장 감독기관이 현장을 떠나 어디로 가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의식은 지금도 유효하다"며 "현장 감독의 감독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체화된 감독 시스템이 있다"고 말했다.이어 "이게 쪼개지는 것에 대해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책은 정책적 상식에 부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보험사기·대포통장 AI로 추적…홍콩 ELS 제재도 언급
금융권 민생범죄 대응과 관련해서는 보험사기와 대포통장 근절 방안을 언급했다. 이 원장은 보험사기 대응을 위한 범정부 플랫폼 구상에 대해 "저희가 플랫폼을 한다고 해서 곧바로 플랫폼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가 정책 결정을 통해 저희 제안 등을 받아들여 발족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실손의료보험 보험사기와 관련해서는 건강보험 데이터와의 교차 확인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실제 진료를 하지 않았는데 진료한 것처럼 기록을 위조하는 경우가 있다. 요즘은 AI를 활용하기도 한다"며 "이 경우 건강보험 데이터와 교차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체계는 건보와 함께 구축해놨다"며 실시간은 아니지만 일주일 단위 등으로 서로 조회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보이스피싱 기반 플랫폼을 보험사기 등 다른 민생범죄 영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부처별로 정보를 공유하고 업무를 배분한 뒤 AI 기반으로 사안을 추적·통합 관리하는 구조다.
대포통장 근절과 관련해서는 지급결제대행(PG)사 계좌 관리 단속과 금융권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개선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은행, 증권 등 업권별로 내부 검토를 하고 있고 이상거래를 탐지하기 위한 초기 AI 에이전트도 개발 중"이라며 "연말 정도가 되면 자동으로 대포통장 관련 부분이 확인되는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포통장 탐지 관련 공동룰을 금융권에 공유했고 권역별로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빠르면 3~4분기 은행권부터 사전 시뮬레이션을 거쳐 본격적인 탐지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제재 절차와 관련해서는 금감원이 행정처분을 최종 결정하는 기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과징금이나 과태료는 대부분 금융위에 건의하고 초안을 제공하는 구조"라며 "홍콩 ELS 사안의 경우 과징금을 아무리 줄이고 줄여도 금감원이 수권받은 범위 내에서는 일정 수준 아래로 내릴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재량 감경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부기를 달아 금융위에 보냈던 사안"이라며 "이번에 금융위에서 다시 검토해달라고 내려온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